필리핀 바나나 재배자 및 수출업자 협회(PBGEA)는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관세 인하로 인해 베트남을 포함한 많은 외국 공급업체가 혜택을 입으면서 필리핀이 일본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PBGEA는 "(베트남의) 일본 시장 점유율도 수출 가능한 바나나를 심은 지역이 늘어나면서 증가하고 있다. 일본에서 바나나 관세가 점진적으로 감소한 것은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이고 진보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한 데 기인한다."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CPTPP의) 회원국이 아니다. 2028년까지 베트남 바나나는 (일본에서) 관세가 없다." 고 PBGEA가 덧붙였다. 베트남이 생산량 증가와 가격 인하, 그리고 마닐라와 베이징 간의 지정학적 긴장 악화로 인해 중국에 대한 바나나 공급 1위 국가라는 필리핀의 20년 독점 지위를 뒤집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PBGEA는 현재 낮은 관세율로 혜택을 받고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일본에서 바나나에 대한 관세가 전혀 없는 멕시코와 페루 등 남미 생산국에서 바나나 수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필리핀 바나나에 대한 일본의 관세를 인하하고, 가능하다면 철폐하도록 협상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할 것을 다시 촉구했다.
PBGEA는 "필리핀-일본 경제 파트너십 협정 검토가 오래전에 이루어졌어야 했지만, 필리핀 협상자들은 아직 일본 협상자들을 설득해 앉아서 재협상하도록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바나나 시장 중 하나이며, 수입 가치 기준으로는 4위, 수입량 기준으로는 6위이다. 국제무역센터(ITC)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평균 104만 톤(MT)의 바나나를 수입했으며, 필리핀은 지난 몇 년간 최대 공급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외국 경쟁자들이 관세 인하로 인해 입지를 확대한 이후, 2005년 이래로 필리핀의 일본 바나나 시장 점유율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IT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5년부터 2024년 사이에 필리핀은 일본 바나나 시장에서 최소 15%의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작년에 이 나라는 일본이 수입한 바나나 총량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필리핀은 일본에서 평균 90%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세계 최대의 바나나 수출국인 에콰도르는 현재 일본에서 10%의 평균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20년 전만 해도 일본 시장점유율이 사실상 0에 가까웠던 멕시코,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국가들이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필리핀의 거점을 꾸준히 침식하고 있다.
2024년에 멕시코의 시장점유율은 6%였고,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각각 3.2%와 1.06%를 차지했다. 현재 일본은 필리핀 바나나에 여름철(4월 1일~9월 30일)에는 8%, 겨울철(10월 1일~3월 31일)에는 1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PBGEA는 "필리핀의 생산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여 다른 공급업체가 발생한 격차를 메우게 되었다. 다른 공급업체에 관세가 낮거나 전혀 부과되지 않으면 필리핀 바나나는 경쟁력을 계속 잃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PBGEA는 농무부 장관 Francisco Tiu Laurel Jr.가 일본에서 관세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비전통적이지만 혁신적인" 길을 모색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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