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며 안동시 길안면까지 확산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주민 1천여 명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의성군 점곡면에서 시작된 불길이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까지 번졌다.
강풍을 타고 확산된 불길은 경북도의 진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더욱 거세졌다. 안동시는 즉시 “의성 산불이 길안면 현하리 산 291로 확산되었습니다. 주민들은 길안초등학교와 길안중학교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산불 확산에 따라 길안사거리에서 의성 옥산삼거리까지 이어지는 914호선 지방도의 양방향 통행이 오후부터 전면 통제됐다.
남선면과 임하면 주민들에게도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대피 장소로 마을회관과 학교가 지정됐다. 현재까지 대피한 주민 수는 길안면, 남선면, 임하면 주민 270여 명과 요양원 입소자 800여 명을 포함해 총 1천80여 명에 달한다.
길안면 현하리 주민 김동진(60) 씨는 “어제부터 의성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는데 오늘 오후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며 “대부분 주민들은 이미 대피한 상태”라고 전했다.
불길은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향에 위치한 점곡휴게소도 집어삼켰다.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점곡휴게소 내 화장실 건물에 불이 옮겨붙었고, 불길이 인근 편의점 건물까지 확대됐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IC에서 영덕 톨게이트까지 양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산불이 더욱 확산되자 안동시는 길안면사무소에 산불현장 통합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산불 전문 진화요원 50여 명과 공무원 150여 명을 배치해 24시간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의성 옥산면과 안동 길안면 경계의 산꼭대기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이 확인돼 산 아래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 명령을 내렸다”며 “불길이 계속 번질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성 산불은 지난 22일 처음 발생한 이후 점차 확산하며 길안면, 남선면, 임하면으로 번지고 있다. 23일에는 일직면과 남후면 주민 80여 명이 안동체육관으로 대피했다. 현재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인력을 제외한 안동시 산불 진화대원들이 경계 지역에서 24시간 순찰을 이어가며 추가 확산을 감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송군도 산불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청송군은 길안면과 청송을 연결하는 930번 지방도에 산불 감시원을 배치하고 드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산불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헬기와 장비를 총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길이 계속해서 번지고 있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주불을 잡으려 했지만 오후부터 불어온 강풍으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의성군과 안동시 일대의 산림이 상당 부분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재산 피해는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 대응을 지속할 방침이다.
산림청과 소방청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어 진화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며 “산불 발생 지역 주민들은 당국의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하고, 불길이 번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 주민들도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산불로 인해 경북 북부 지역이 비상사태에 놓인 가운데, 당국이 언제쯤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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