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꿀벌마을’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단지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22일 17시 26분 발생한 불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고, 20여 동의 비닐하우스를 집어삼켰다. 이재민이 된 주민들은 노인정 등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4일 찾은 꿀벌마을. 검게 그을린 비닐하우스 뼈대만이 처참한 흔적을 남긴 채 앙상하게 서 있었다. 바닥에는 불에 탄 가재도구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희미한 연기가 아직도 어디선가 피어오르는 듯했다.
비닐하우스 앞에 멍하니 앉아있던 한 주민은 한숨만 내쉬었다. “여기는 원래부터 가난한 사람들이 마지막 보금자리로 삼은 곳이에요. 가진 것 없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누울 자리라도 있어야 사는 건데”
또 다른 주민은 탄 가재도구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뗐다. “비닐하우스가 허름해 보여도 집이었어요. 추운 겨울이면 비닐 틈새로 바람이 숭숭 들어와도, 그래도 문을 닫으면 내 공간이라는 안도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 타버렸어요. 하늘도 무심하시지.”
화재 당시 70대 여성 1명이 1도 화상을 입었고, 주민 20여 명이 급히 대피했다. 다행히 더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상처는 깊었다.
과천시는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 보호 조치를 취했으며, 임시 대피소 운영과 함께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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