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컨트롤타워 부재 장기화 속 먹거리 가격이 연일 오르며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라면, 맥주, 유제품 등 가공식품 가격이 줄지어 치솟으면서 인상행렬이 끊이지 않는 추세다.
오비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카스 500㎖ 캔 제품을 제외한 국산 맥주 출고가 평균 2.9% 인상하기로 했다. 사측은 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스 500ml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고환율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의 비용 상승 압박이 커졌다”라고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유제품 가격도 오른다. 매일유업은 다음달부터 제품 51종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 커피음료 중 바리스타 룰스(250㎖) 가격은 3.6%, 허쉬드링크 초콜릿(190㎖)은 11.8% 오른다. 스트링치즈 플레인과 매일두유 검은콩(190㎖)은 각각 7.4%, 10.5% 인상된다.
서민들의 식사 대용식인 라면 가격도 올랐다. 오뚜기는 다음달 라면 16개 품목 가격을 평균 7.5% 인상하기로 했다. 진라면 봉지면은 716원에서 790원으로 10.3%, 용기면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오른다. 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 카레와 짜장 제품 가격을 기존 2200원에서 2500원으로 13.6% 올리기로 했다.
앞서 농심은 신라면 등 17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타 라면업체도 가격 인상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가격도 또 오름세다. 투썸플레이스는 오는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총 58종 품목을 대상으로 △커피 23종 △음료 22종 △케이크 13종이 포함된다. 평균 인상률은 4.9%이다.
레귤러 사이즈 기준 커피 제품 23종의 가격은 각 200원씩 오른다. 샷, 시럽 등 고객 옵션은 각각 300원, 디카페인 변경 옵션은 200원 인상된다. 홀케이크는 평균 2000원, 조각 케이크는 평균 400원이 뛴다.
투썸플레이스는 “수년간 지속된 환율 상승 및 전 세계적인 기상 변화로 인해 원두, 코코아, 유제품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폭등해 더이상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말했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대다수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스타벅스 코리아와 할리스와 폴바셋이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파스쿠찌와 컴포즈커피가 가격을 인상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디저트 가격도 오른지 오래다. SPC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도 빵, 케이크 가격을 5~6%씩 인상한 바 있다.
업체들은 이번 도미노 인상에 대해 고환율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물가 통제가 소홀해지자 가격을 인상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환율과 탄핵정국 속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먹거리 가격까지 올라 서민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외식업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시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기업이 감내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정국이 혼란스러운 시기로 정부의 통제력이 약할 때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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