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포항스틸러스가 기념할 만한 승리에도 서포터즈 지역 비하 논란으로 웃지 못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 22일 광주FC 원정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7분 조성권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전반 22분 오베르단이 중거리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23분 이호재가 페널티킥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광주 헤이스에게 동점을 허용했을 때도 후반 추가시간 11분 강현제의 극장골로 승점 3점을 지킬 수 있었다. 포항의 시즌 첫 승이자 리그에서 9월 27일 인천유나이티드전 이후 176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그러나 포항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우선 경기 중에는 포항 어정원과 광주 조성권이 충돌해 조성권이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조성권은 의식을 회복하고 검사 결과 몸에도 큰 이상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다만 어정원이 쓰러진 조성권을 뒤늦게 발견하고 사과를 하러 가는 과정에서 보인 일련의 행동이 당시 도마 위에 올랐다. 어정원이 사과문을 작성하고 직접 조성권과 연락을 취했기 때문에 사안이 그 이상으로 커지지는 않았다.
경기 후에는 포항 서포터즈 소모임인 ‘레반테’가 소셜미디어(SNS) 상으로 지역 비하를 한 게 밝혀지며 논란이 됐다. 레반테는 광주 원정을 ‘해외 원정’으로 비유하는 게시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광주가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뜻 자체로도 지역 비하이며, 일부 극우 커뮤니티에서 광주를 비하하는 전형적인 레퍼토리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는 발언이다.
우선 레반테 차원에서 SNS 업로드를 진행한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 걸로 파악됐다. 레반테는 논란이 커지자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스토리를 공유하여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문을 올렸으며 관련해 자체 조치를 취했다.
일부 서포터의 일탈에 포항도 곤란을 겪는다. 구단과 서포터는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관계임은 분명하지만 어떠한 규정이나 재정으로 얽혀있지는 않다. 경기장 안에서 일어난 서포터즈 사건이야 관할구역 내에서 일어났으므로 조치가 가능하나 이번 사건처럼 경기장 바깥, 특히 온라인에서 일어난 사건의 경우 구단 측에서 서포터즈 측에 할 수 있는 사안에 제한이 있다.
그래도 포항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포항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구단 측에서도 매우 큰 유감을 느끼고 있으며, 구단과 상관관계가 있는 일인 만큼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라며 “해당 소모임장과도 통화를 통해 재발 방지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구단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포항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광주 구단 측과도 일정 부분 대화와 교감을 나눈 걸로 알려졌다. 해당 논란에 대해 광주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광주 구단 차원에서 대처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사진= 레반테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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