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소송 제기 '소송가 5억원'...오는 4월 첫 변론 예정
국내 제약·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 무색
[포인트경제] 녹십자가 대웅제약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에 대한 특허 기술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오는 4월 첫 변론이 열릴 예정이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해 5월 'SGLT2 억제제로서의 신규한 다이페닐메탄 유도체' 특허에 대해 대웅제약을 상대로 '특허 등 기술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해당 특허는 엔블로 물질 특허로 알려져 있으며, 소송가액은 5억원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협력했던 국내 대형 제약사 간 소송전은 국내 신약 개발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Innovation)은 제약사의 신약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자체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기관·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이다. 실제 개방형 신약 개발 성공률이 폐쇄형 구조보다 약 3배이상 높다는 분석 결과도 있지만, 대형 제약사 간 신약 개발 빅딜은 흔치 않다. 이런 환경에서 엔블로는 대웅제약과 녹십자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탄생했다.
녹십자는 2008년부터 4년 동안 개발 완료한 SGLT-2 신규 억제제를 'GCC5694A'라는 이름으로 2012년 6월 물질 특허 출원했다. 이후 대웅제약과 오픈 이노베이션 계약을 체결했고, 이 후보물질은 'DWP16001'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후 양사는 2017년 '다이페닐메탄 유도체의 제조방법' 특허를 공동 출원하고, 대웅제약 주도로 임상이 시작됐다. 대웅제약은 2017년 10월 임상 1상 승인을 받았고, 2019년 5월 임상 2상을 거쳐 2020년 10월 진행한 임상 3상에서 결국 국산 36호 신약으로 엔블로가 허가를 받았다.
이렇게 2023년 5월 엔블로가 발매됐다. 엔블로는 국내에서 개발한 유일한 SGLT-2 억제제로 지난해 철수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를 대신한 국산 당뇨병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기존 계열 치료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입증하기도 했다. 적응증은 단독 요법, 메트포르민 병용 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3제 요법 등 3가지다.
엔블로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주요 종합병원 입성 및 해외 20개국 진출 등 국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고, 지난해 매출액은 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2%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엔블로를 두고 '녹십자가 틔운 싹을 대웅제약이 수확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의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를 선도하는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이같은 명성은 녹십자가 엔블로에 대한 합당한 특허 기술료를 받지 못했다고 대웅제약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금이 가게 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 건으로, 변론 기일 등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