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 휩쓸고 간 뒤 태양광시설 세워진 산비탈 곳곳 새카맣게 변해
30억 들인 준공 앞둔 농산물 저온창고 전소…직원 50명, 생계 막막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지역 업체들이 태양광 모듈, 저온창고 등 시설물 피해를 보며 금전적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위기에 놓였다.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점곡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 시설.
산불이 휩쓸고 간 태양광발전 시설은 이날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태양광 모듈이 세워진 산비탈은 산불의 흔적을 보여주듯 새카맣게 변했다.
변압기 등 각종 설비가 들어간 전기실은 화마에 녹아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태양광발전 시설 인근 주민은 "산불이 나던 날 전기실 쪽에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해당 태양광발전 시설은 시간당 1㎿(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 5천500개와 설비 등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산불이 일대를 덮치며 태양광발전 시설은 하루아침에 멈췄다.
태양광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봄부터가 성수기"라며 "봄을 앞두고 시설 정비도 마쳤는데 하루아침에 다 잃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산불이 나던 날 급하게 시설을 보러 왔지만 이미 도로는 통제 중이었다"며 "멀리서 보니까 화선이 보이는데 '이건 끝났다' 싶었다"고 했다.
A씨는 영업 중단 손실을 보전해주는 '기업 휴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당장 수입이 끊기는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A씨는 "화재보험은 다행히 들어놨는데 전력을 생산 못 하니 발전대금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의성읍에 있는 농산물유통 업체도 건물 3동과 사과 300t 등이 불에 타는 피해를 봤다.
특히 준공을 앞둔 저온 창고 건물이 화재보험에 들기도 전에 전소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양수(46) 대표는 "미등기 상태라 보험도 가입 안 돼 있어서 금전적 손실을 그대로 다 떠안게 생겼다"며 "30억원을 들여 세웠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 50명도 하루아침에 사업장이 불에 타버려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사업은 해야 하니까 작업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시설물 피해도 큰데 거래처가 끊길까 봐 더 걱정"이라고 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불이 꺼지는 대로 피해 보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sb@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