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뛰지 말라고!”
“네···”
큰소리의 명령에 아이가 멈칫하며 뛰는 것을 멈춥니다. 공동주택에서 아이와 함께 살 때 아래층 주민의 삶이 편안하도록 하기 위해 위층 주민은 자주 이렇게 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명령은 그 효과를 반감시키겠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뛰지 말고 걸어다닐래?”
“네···”
“걸어다니기 어려워?”
“아니요. 안 뛸게요.”
“그래, 고마워!”
하지만 아이가 뛰지 않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를 뛰지 않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층간소음을 줄이려고 하지만 서로의 이해가 반영되지 않으면 해결은 어렵습니다.
뛰는 아이와 뛰지 말라고 하는 보호자, 반복 상황에서 서로의 감정이 날카로워집니다. 이것이 층간소음으로 발생하는 일 중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보호자와 자녀의 간격이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웃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고 명령이 나오려고 한다면 바로 멈추고 그 명령을 꿀꺽 삼켜보실래요? 그러면서 아이를 가서 꼭 안거나 들어 올려도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재밌어?”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네!”라고 하겠지만 평소와는 다른 몸동작과 질문에 긴장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네가 이렇게 뛰면 너는 재밌는데 아빠 마음이 어떨까?”라고 물어보실래요?
아이는 어떤 대답을 할까요?
“몰라요···”
“아빠 마음은 슬퍼요.”
“힘들어요···”
“화나요···”
“까매져요···” 등의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대답이라도 앵무새 질문을 해주십시오. 몰라? 슬프다고? 힘들다고? 화난다고? 까매진다고? 입니다.
“네!”라고 앵무새 질문을 들은 아이는 답을 할 것입니다.
“그래, 아빠는 그런 마음이란다. 아랫집에서 이 시간에 편안하길 바라거든. 걸어다니며 재밌게 놀 수 있지?”
“네, 알겠어요. 걸어다닐게요.”
“게임하면서 욕 좀 하지 말라고!”
“다른 애들도 다 한다구요, 어떻게 저만 안 해요!”
“다른 애들이 하면 너도 해야하는 거야? 정말 듣기 싫어.”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욕을 하는 자녀와의 반복된 상황에 힘드시죠? 이런 이야기를 나누려면 우선 자녀와 서로 마음이 편해지는 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욕하며 게임하는 때에 명령하는 것은 효과가 무척 낮기 때문입니다.
“오늘 달콤한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
“지난번에 사고 싶었던 거 사러 갈래?”라고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든 후
“내가 할 말이 있는데 들어볼래?”라고 제안해 보세요.
“아니요. 안 들을래요.”라는 부정의 답을 들으면 미루는 것이 낫겠지요?
“안 듣는다고?”라고 앵무새 질문하고,
“네.”
“알겠어. 아쉽네, 다음에 기회를 주길 바라는데, 어때?”라고 하며 다음 기회로!
“뭔데요?”라고 듣겠다고 하면,
“집에서 마음이 평온하고 싶어. 네가 게임 하면서 욕을 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져서 머리가 아프기도 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문 닫고 소리를 줄일게요.”
“소리를 줄인다고?”
“네.”
“지금도 문은 닫혀 있는데··· 줄였다가 커질텐데, 욕 대신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어때?”
“욕 대신 다른 말을 뭘 해요?”
“글세··· 나는 모르겠는데, 너는 알 수 있을걸!”
“몰라요.”
“몰라?”
“네.”
“일상에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은데 도와줄래?”
“생각해 볼게요.”
회의시간에 자주 늦는 직원에게,
“회의에 늦지 좀 마!”라는 말이 나올 때 나의 바람이 무엇인지 생각해서 말하며 구체적으로 해야 할 행동을 긍정으로 말해보세요.
“회의를 정시에 시작하고 싶어. 회의 시작 5분 전에 올 수 있어?”가 어떨까요?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긍정으로 표현하고 구체적인 긍정 행동을 부탁하면 대화의 결이 달라지고 소통의 무대가 마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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