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가 바뀐 양상이다. 더존뱅크 컨소시엄과 유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이탈하면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독주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최근 철회를 결정한 두 컨소시엄이 밝힌 주된 이탈 사유다. 기존 은행과의 경쟁을 차치해도 현재 업계는 변동성이 크며 경제 상황도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수익성보단 리스크가 더 클 거란 우려다.
대신 소호은행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주요 금융사들은 컨소시엄 합류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제4인뱅 탄생이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으로도 제4인뱅 설립 여부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달려있다.
더존비즈온과 유뱅크, 인뱅 예비인가 신청 철회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한 더존비즈온이 지난 17일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포기했다. 신한은행과 DB손해보험이 더존뱅크 컨소시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제4인뱅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최종적으로는 철회했다.
더존비즈온은 단기적 변동성보단 본업의 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할 금융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기로 전략을 선회했다”라며 “장기적 안정성과 고객 가치 제고 측면에서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대출 강자로 꼽히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했던 유뱅크 컨소시엄도 같은 날 도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해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사다. 재도전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
이로써 현시점에서 공식적으로 제4인뱅 도전에 나서는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KCD뱅크),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곳이다.
인뱅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일은 오는 25-26일 양일이다. 예비인가를 희망하는 신청자는 접수일 18시까지 예비인가 신청서 3부를 금융위원회 은행과에 제출해야 한다. 예비인가 여부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 달렸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주요 금융사 합류에 독주체제 공고히
더존비즈온과 유뱅크가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하면서 이들과 함께 유력후보로 꼽혀 온 한국소호은행은 홀로 주목받게 됐다. 최근엔 주요 금융사들이 해당 컨소시엄에 연이어 합류하면서 인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DC)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까지 컨소시엄 합류를 확정한 금융사는 우리은행, NH농협은행, OK저축은행, BNK부산은행 등 9곳이다.
금융당국이 제4인뱅 인가 조건으로 ‘비수도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자금공급’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한국소호은행은 경쟁력이 있단 평가를 받는다. 지역특화 지점을 보유한 NH농협은행과 중저신용자 고객이해도가 높은 저축은행 등이 합류해서다.
또한 한국소호은행은 본사를 대전시에 둔다는 협약을 통해 시 차원에서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지역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 등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지역 신용보증재단과의 협업을 확대해가겠다는 게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계획이다.
제4인뱅 확정 기대 일러
한국소호은행이 제4인뱅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최종 판단은 금융당국 몫이다. 인뱅 인가 수가 제한되지는 않았으나 기존 인뱅들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취지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반영돼 이번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인가 여부를 결정할 때 인뱅 설립 취지에 맞는 소상공인 자금조달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더불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과의 주주간 협약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소상공인 특화 인뱅으로 허가를 낼 것 같다”라며 “기존에 IBK기업은행 등도 컨소시엄에 지원한 걸 봤을 때 IT업체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경험이 많은 은행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인뱅 3사가 정책 목표에 부응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라며 “중금리 차주들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성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심사를 깐간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인뱅의 경우 항상 문제가 되는 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같이 신청하는 것”이라며 “공동경영에 관해 주주간협약이 어떤 형태로 체결돼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수익성은) 사업 모델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국이 총대출의 몇 퍼센트에 어떤 제약을 두는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초창기에 부실채권이 많이 쌓이면 영업이 어려워지니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제4인뱅이 출시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 교수는 전망했다. 기존 인뱅에서 중저신용자를 커버하지 못했기에 제4인뱅 얘기가 나왔지만 운영을 위해선 제4인뱅도 결국 주담대를 취급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봐서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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