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연속 매출 상위 50위 수성한 상장사 단 7곳…삼성전자 22년 연속 1위 차지

삼성전자 서초사옥/연합뉴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대기업 상당수가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매출 상위권에서 물러났고,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들만 꾸준히 최상위권 자리를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23년까지 40년간 동안 단 한 해도 빠짐없이 50위 안에 든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삼성물산, LG화학, 현대건설, 대한항공 등 7곳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업종은 제외됐다. 

한편, 2023년 기준 매출 상위 50위에 포함된 그룹별 기업 수는 삼성(7곳)이 가장 많았으며, 현대차와 LG가 각각 6곳, SK가 4곳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2년 이후 22년 연속 매출 1위를 유지하며, 1984년 8위에서 지난해 매출 170조원이 넘는 국내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연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래프=CXO연구소]

▲대우·삼환·국제상사 등, 한때 50위 안에 들었던 90% 역사 속으로

1984년 매출 1위였던 대우를 비롯해 국제상사, 삼환기업, 동아건설산업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업들 대다수가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1984년 TOP 50에 들었던 기업 중 약 90%가 2023년에는 명단에서 사라졌고, 이 중 상당수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외환위기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매출 50위 기준도 1984년에는 2000억원 정도면 가능했지만, 2023년에는 최소 5조원 이상이어야 가능할 만큼 기업 규모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전체 50대 기업의 합산 매출 역시 1984년 34조원에서 2023년에는 1044조원으로 약 30배 늘었다.

▲산업 지형도 대전환…‘의식주’ 산업서 IT·운송·자동차 중심으로

40년 사이 산업별 부침도 극명했다. 1984년에는 건설사가 무려 14곳이나 50위권에 포함됐지만 2023년에는 단 3곳에 불과하며, 섬유·식품 업종도 대부분 탈락했다.

반면, 전자·정보통신 등 IT업종은 1980년대 5곳에서 지금은 10곳으로 두 배 증가했고, 조선·해운·항공 등 운송업종도 큰 폭으로 성장해 6~8곳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상위권을 지켜오며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했고, LG화학은 1984년 당시 ‘럭키’라는 이름으로 18위였던 이후 40년간 단 한 번도 상위 50위를 벗어난 적 없이 성장해왔다. LG전자는 금성사 시절부터 매출 TOP 5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더의 판단이 기업의 미래 좌우”…변화의 시기, 혁신은 선택 아닌 필수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기업 생태계는 마치 탈피하는 갑각류와 같다”며 “시대 변화에 맞춰 적절히 혁신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CEO와 경영진의 판단이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인 만큼, 내부 리더 육성 또는 외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변화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