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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접객 방식 도입한 올리브영, 고객에 ‘편안함’ 던졌다
23일 이데일리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올리브영: 뷰티 혁신을 창출하다’ 사례연구 원문을 입수, 분석한 결과 하버드 연구진은 올리브영의 고객경험 혁신에 집중했다. ‘뷰티 플레이그라운드’(뷰티놀이터)라는 표현을 쓰며 올리브영의 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으로 발견형 쇼핑을 지목했다. 발견형 쇼핑이란 매장 안에서 직원 시선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고객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접객 전략이다.
기존 유통업계의 전통적 접객 방식은 판매 사원이 밀착해 처음부터 끝까지 안내하는 ‘풀(Full) 서비스’였다. 최소한으로 계산원 노릇만 하는 접객은 ‘셀프(Self) 서비스’로 분류된다. 올리브영은 이 두 가지 접객 방식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이것이 하프 서비스다. 고객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의 관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선 올리브영이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자율적인 쇼핑 모델을 추구하며 1999년 첫 매장 오픈 당시부터 하프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키워왔다”며 “이는 점차 방해받지 않는 편리한 쇼핑을 원하는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올리브영을 더 편하게 생각하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매장 진열 방식의 변화도 올리브영의 차별화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주류였던 뷰티 로드샵(길거리 매장)에선 브랜드 중심의 진열이 대세였지만, 올리브영은 트렌드와 카테고리별 진열 방식을 과감히 도입했다. 예컨대 A사·B사 등과 같은 브랜드별 분류가 아닌, 제품군별로 무광택(매트) 제형부터 촉촉한 형태까지 1000개 이상의 선택지를 진열하는 식이다. 발견형 쇼핑 전략 측면에서 이 같은 진열 방식은 상당한 도움을 줬다.
올리브영식(式) 발견형 쇼핑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체험형 매장 ‘올리브영N성수’ 등과 같이 또 한 번 진화를 꾀하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로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올리브영N성수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5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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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트렌드 변화에 ‘매스 뷰티’ 선제 공략 주효
우수한 K뷰티 브랜드의 경쟁력과 연구·개발·생산(ODM) 인프라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올리브영의 성공은 불가능했다. 하버드 연구진도 사례연구를 통해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등 제조능력이 뛰어난 국내 ODM 업체들과 국내 인디 브랜드간 밀접한 협력을 K뷰티 성공의 원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사업 초창기부터 인디 브랜드에 집중한 올리브영의 전략에도 주목했다.
실제 올리브영은 과거 대기업 브랜드 중심이었던 국내 뷰티 시장에서 당시 영향력이 미미했던 ‘매스(중저가) 뷰티’를 선제적으로 공략했다. 채널 전략의 차별화다. 제조에선 굴지의 ODM 업체들이, 유통 단계에선 올리브영이 ‘K뷰티 브랜드의 산실’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입점 뷰티 브랜드 중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곳은 100개에 달한다. 올리브영 입점 후 매출 성장을 이루는 브랜드가 점차 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매출도 2020년 1조 8739억원, 2021년 2조 1192억원, 2022년 2조 7809억원, 2023년 3조 8612억원, 지난해 4조 7899억원을 기록했다.
뷰티 중소기업 A사 대표는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고, 입점 브랜드 성장도 함께 일궜다는 건 상징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무신사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반 뷰티 채널이 다양화하면서 향후 입점 브랜드 유치 및 관리가 과거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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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글로벌로…한국식 성공 美에 전파
그동안 올리브영은 전형적인 내수 유통 채널이었다. 2013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었지만, 당시 복합적인 대외변수(사드 등)로 인해 2020년 철수했다. 이후 자체 글로벌 몰을 활성화해 해외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K뷰티 제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역직구’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 왔다.
중국 철수 이후 해외 시장에 소극적이었던 올리브영이었지만, 최근 K뷰티 인기에 다시 글로벌 진출 동력이 생긴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일본법인을 설립해 자체브랜드(PB) 유통을 전개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오프라인 매장 1호점도 뉴욕, LA 등을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 미국 진출을 준비하던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출할 건지, 기존처럼 안전하게 온라인·역직구식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은 한국식 성공 방식을 미국에서 재현하는, 즉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현지의 강력한 경쟁자인 세포라, 울타와 차별화를 보여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울타는 미국 전역에 1300여개 매장을, 세포라는 570여개 매장을 갖췄다. 온라인 몰 경쟁력도 갖춰 미국 현지 Z세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뷰티 쇼핑처로 꼽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미국 Z세대를 관통하는 상품기획(MD) 역량”이라며 “기존 미국 뷰티 채널과 다른, 올리브영만의 경험 중심 차별화가 오프라인에서 제대로 이뤄지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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