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니 땜시(너 때문에) 살아야’의 주인공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쓰러졌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 팬들의 믿음은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부상 복귀 후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프로야구 KBO리그의 아이콘이었다. 프로 입성 3년 만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도영의 맹활약을 지켜본 KIA 팬들은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구수한 사투리로 시즌 내내 ‘도영아, 니 땜시 살아야’를 야구장 안팎에서 외쳤다.
김도영은 올 시즌에도 ‘핵심 타자’로 활약할 전망이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부터 부상 암초를 만났다. 그는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 3회 안타를 친 뒤 귀루하는 과정에서 왼쪽 허벅지 쪽에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고, 다리를 절뚝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김도영은 교체 직후 곧바로 구단 지정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왼쪽 햄스트링 손상이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김도영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상 소식을 전했다. 그는 “부상은 온전히 저의 잘못이다. 한 경기만에 사라져서 죄송하다. 금방 돌아오겠다”고 썼다.
김도영의 부상은 KIA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도영이 허벅지를 잡자 순간 경기장이 고요해졌다. 이후 코치진이 올라오자, 부상을 직감한 듯한 팬들의 탄식이 들리기도 했다. 하루 뒤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영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조현국(29) 씨는 “경기장에서 부상 상황을 봤을 때 무언가 잘못됐다는 게 느껴졌다. 많이 안타깝다. 눈물이 난다”고 했다.
KIA 팬들은 모두 김도영의 활약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한다. 성채현(21) 씨는 “푹 쉬었다가 부담 갖지 말고, 마음 편하게 돌아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형주(21) 씨는 “오히려 쉬고 오면 더 좋을 수도 있다. 올해 한 단계 발전할 선수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믿는다”고 미소 지었다. 이승주(21) 씨는 “김도영 선수가 올해 힘이 더 좋아진 것 같다. 한 달 정도 빠진다고 하더라도 지난해와 비슷한 홈런을 쳐주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김도영은 큰 부상은 피했다. 23일 KIA 관계자는 “병원 3곳에서 모두 왼쪽 햄스트링 손상 1단계(그레이드 1) 진단이 나왔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 2주 뒤 재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때 정확한 복귀 시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게 햄스트링 1단계 부상은 회복과 재활, 실전 복귀까지 4주 정도가 걸린다. 김도영은 빠르면 4월 중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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