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설계사들이 사회초년생 등에게 1400억원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했다. 이 사건은 미래에셋생명 등 소속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이 보험영업을 빌미로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사수신 연루 의혹이 제기된 2개 GA를 긴급 현장검사한 결과, 이들 GA 소속 설계사 97명이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하고, 342억원은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 전체 가담 보험설계사는 28개 GA에 1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보험설계사들은 보험가입 고객들에게 단기채권 투자상품이나 대부업체의 대출자금 운용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고 주장하며 가입을 권유했다. 실제 계약은 고객이 대부업체 대표에 자금을 직접 대여하는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됐으며, 투자금은 대부업체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됐다.
목표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에게는 특별 보너스 수당을 지급하고, 신규 영업자를 데려오면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등 보험판매 독려를 위한 프로모션을 유사수신에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 소속 실적 1위 설계사는 보험계약자 자금 360억원을 모집해 유사수신 모집수수료로 1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 부족이 발생하자 연이율 50%짜리 초고금리 상품을 설계해 GA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자금 압박이 계속되자 GA에서 대부업체로 보험모집 수수료를 무단 송금하는 등 폰지사기 형태의 지금 돌려막기를 위해 GA가 대부업체를 적극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유사수신에 가담한 보험설계사 등 관련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등록취소와 인적제재, 과태료 부과 등의 형태로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히 조치하고 위법 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특히 GA와 대부업체를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처럼 운영한 A사 소속 임원·설계사 등을 중징계하고 수사기관 고발 등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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