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등록 시한까지 복귀하지 않아 제적된 인원이 발생하면 결원을 편입학으로 채우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울 소재 의대의 편입학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와 고려대 의대생 절반가량이 복귀 신청을 마무리하면서 나머지 의대생들의 선택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의대 편입학 규모는 총 170명이다. 2022학년도에는 15개 의대가 57명을, 2023학년도에는 16개 의대가 59명을, 2024학년도에는 17개 의대가 54명을 편입학으로 충원했다.
의대 편입학 경쟁률은 계속 오르고 있다. 2022학년도 52.2대 1에서 2023학년도 62.0대 1, 2024학년도에는 65.4대 1까지 치솟았다. 지역별로는 지방권이 편입학 인원의 약 85%를 차지한다. 2024학년도 기준으로 서울권은 2개 의대에서 5명, 경기·인천권은 2개 의대에서 3명, 지방권은 13개 의대에서 46명을 뽑았다.
의대 입시처럼 편입학도 서울권에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권 의대의 편입학 경쟁률은 2023학년도 137.2대 1, 2024학년도 137.6대 1로 100대 1을 훌쩍 넘는다. 반면 지난해 지방권 의대 경쟁률은 59.5대 1로 서울권보다 2.3배 낮다.
의대는 자퇴나 제적으로 결원이 생기면 편입학으로 채울 수 있다. 편입학 지원 자격은 대학에서 2학년 이상을 수료해야 하며, 이공계뿐 아니라 문과 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일부 의대는 생화학, 화학, 세포생물학 같은 특정 과목 이수를 요구하고, 생물·화학 시험을 치르는 곳도 많다. 반면 학점, 공인 영어 성적, 면접만으로 뽑는 의대도 있다.
의대생 제적 사태로 편입학 규모가 커지면 대학 입시를 통한 재도전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편입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제적된 의대생들이 재도전에 나서면 제적 규모에 따라 의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 학원가는 편입학 인원이 늘면 상위권 이공계 대학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연세대와 고려대 의대생 절반가량이 복귀 신청을 마무리하면서 다른 의대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는 21일 1학기 복귀 신청을 처음 마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의대 재적생의 절반이 복학 신청이나 등록을 끝냈고, 경북대도 일부 학생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부터는 나머지 30여 개 의대의 복귀 마감이 줄줄이 시작된다. 24일 건양대, 27일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 28일 가톨릭대·경희대·인하대·조선대·충남대·강원대, 30일 을지대, 31일 아주대·충북대·한양대·단국대·건국대 등이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다.
교육부와 대학의 강경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다. 연세대는 20일 24학번 학생들에게 제적 시 재입학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 협의체인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는 22일 "35개교는 휴학계가 없거나 반려를 완료했고, 5개교는 학칙 절차를 거쳐 다음 주 휴학계를 반려하거나 미승인할 예정"이라며 "병역, 장기요양, 임신, 출산, 육아 외의 휴학 신청은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압박에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복귀한 것이다.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단일대오가 깨지면서 남은 의대생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의대생 커뮤니티에선 학생들이 복귀 소식에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들도 자녀를 학교에 보낼 계획이라는 글을 커뮤니티 등에 올리고 있다.
의대생들이 복학 등록만 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수업 정상화 여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이런 ‘꼼수 휴학’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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