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끊긴 벤처업계...자금난에 보릿고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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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끊긴 벤처업계...자금난에 보릿고개 심화

한스경제 2025-03-23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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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혼란과 내수 부진,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픽사베이
정치적 혼란과 내수 부진,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정국 불안과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벤처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내수 부진,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증권사들의 투자 집행도 급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꿈꾸던 스타트업들도 생존을 위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치권의 불안정과 정국 혼란이 경제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잦은 정책 변화와 불투명한 정치 상황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특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벤처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권 내부 갈등과 정책 방향의 급변은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벤처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 유입이 막히고 IPO(기업공개)도 지연되며 현금 흐름이 바닥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벤처투자 급감...초기 성장부터 자금 조달 ‘비상’

지난해 국내 10대 증권사가 벤처기업에 집행한 투자 규모는 전년도 대비 59% 감소한 7429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벤처기업들이 초기 성장 단계에서 중요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IPO 시장의 냉각화가 치명적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IPO 심사 기준 강화와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심사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행 조건과 공시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벤처기업들이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이로 인해 IPO 자금이 밑거름이 되는 성장 단계 벤처기업들은 초기 투자 단계에서부터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졌다.

또한 경제 전반의 침체와 글로벌 금융 불안 속에서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기존에 활발하게 진행되던 벤처투자 건들이 대부분 보류되거나 철회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주요 증권사는 내부 투자심사 기준 강화와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벤처투자에 집행되는 금액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증시 부진과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한 상황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금리 환경과 물가 상승은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저해하며 투자자들이 위험성 높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원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장기간 이어진 증시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벤처 투자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 과거에는 성장 가능성만으로도 수백억 투자를 유치했지만 현재는 실적 증빙 없인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벤처업계는 기존에 높은 평가를 받던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도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 위주로 평가 절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벤처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신기술 개발과 혁신 활동의 속도를 늦추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내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은 벤처기업들의 내수 판매 부진으로 직결되고 있다. 내수 시장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제품 및 서비스 판매가 부진해지고 동시에 인건비와 운영비 등의 비용은 상승하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와 마케팅, 해외 진출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극적 대책 마련 촉구...“글로벌 경쟁력 악화” 경고

벤처기업 내부에서는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돼 자체 자금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 여건이 열악해져 자금난에 빠진 벤처기업들은 정부와 금융권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와 금융권에 대해 벤처기업 전용 금융 지원 프로그램 확대 및 정책 자금의 신속한 지원 등 정책적 지원 확대를 요구한다. 또 IPO 심사 및 증권사의 투자 심사 기준을 보완하고 혁신성 및 장기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벤처기업 경영 안정화를 위한 세제 혜택 및 규제 완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벤처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 및 정치 안정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벤처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는 벤처기업 전용 대출 및 투자 프로그램 강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혁신 성장의 동력인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호소했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벤처 투자 시장의 회복은 자금 유입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과 함께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벤처기업 스스로 비용 구조 개선과 내부 자금 관리 체계를 강화해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대비해야 하며 기술 혁신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자금난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은 경기 침체기에도 AI·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며 “지금의 위기가 장기적인 구조조정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벤처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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