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 머신'으로 불렸던 미국의 복서 조지 포먼이 21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76세.
링 위의 '빅 조지(Big George)'로 알려진 포먼은 1960년대부터 수십 년간 활동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한 여러 타이틀 벨트를 획득했다. 두 차례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포먼의 프로 복싱 경력은 총 76승 68패로 알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통산 성적은 81전 76승(68KO) 5패다.
그는 1973년에 첫 세계 헤비급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후, 1994년에 45세의 나이에 다시 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1997년 은퇴한 포먼은 친숙한 이미지를 앞세워 자신의 이름을 딴 가전제품 '조지 포먼 그릴'을 출시, 성공을 거뒀다.
포먼 유족은 21일 밤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의 가슴이 무너졌다"며 성명을 게재했다.
또한 "독실한 설교자이자 헌신적인 남편, 자애로운 아버지, 그리고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이자 증조할아버지였던 그는 흔들림 없는 신앙, 겸손함, 그리고 분명한 목적이 담긴 삶을 살았다"고 했다.
조지 포먼은 1949년 1월 10일 텍사스주 마셜에서 태어나, 미국 남부의 인종 분리 시대에 여섯 형제자매와 함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거리에서 강도 행위를 저지르며 방황하던 시절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링에서 자신의 길을 찾게 됐다.
포먼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로 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한 후 프로로 전향, 37연승을 기록했다.
1973년에는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당시 무패의 챔피언 조 프레이저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고 화려하게 정상에 올랐다.
1974년에는 자이르(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서 무하마드 알리와의 경기를 치렀다. '정글의 대소동(The Rumble In The Jungle)'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했던 경기는 복싱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매치 중 하나로 전설이 됐다.
당시 알리는 종교적 이유로 베트남전 징집영장을 거부해 타이틀을 박탈당한 상황이었다. 경기에서 불리한 입장으로 평가받았다.
포먼은 50년 후, BBC 월드 서비스 뉴스아워(News Hour)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알리를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알리가 한 라운드도 못 갈 것이라고들 예측했다.
포먼은 보통 복싱 경기 전에는 매우 긴장했지만, 그날 밤은 유난히 편안하게 느껴졌다고 BBC에 전했다.
하지만 약삭빠른 알리는 나중에 '로프 어 도프'라고 불리는 전략을 사용해 포먼을 지치게 했다. 포먼이 수백 번 펀치를 날려 지치게 한 뒤, 알리는 8라운드에서 그를 쓰러뜨리고 승리를 거두었다.
포먼은 1977년 은퇴를 선언했으며,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텍사스 지역 한 교회에서 설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알리에게 진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이었다"며 그 덕분에 설교를 통해 "내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원래 설교를 작은 규모로 시작했고, 거리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포먼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그 때 상황을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휴스턴의 여러 집에서 모임을 하기 시작했는데, 곧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집에서는 다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휴스턴 북동쪽에 땅과 오래된 건물을 샀습니다."
포먼은 청소년 센터를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 1987년 복싱 선수로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1991년에 에반더 홀리필드에게 지기 전까지 24번의 경기에서 이겼다.
1994년 그는 45살의 나이로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바비큐 그릴을 광고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그릴은 1994년에 시장에 나온 이후로 수백만 개가 팔렸다.
포먼은 다섯 번 결혼했으며, 열두 명의 자녀가 있다. 그중 다섯 명의 아들은 모두 '조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렇게 이름을 지은 이유와 관련해 "공통점을 가지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중 한 명이 성공하면 우리 모두 함께 올라간다. 그리고 한 명이 실패하면 우리 모두 함께 내려간다!'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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