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조선업 협력하는 한화 “中선박 입항 수수료 지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미국과 조선업 협력을 추진하는 한화그룹이 미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대중(對中) 조선·해운업 견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양, 물류, 조선업을 겨냥한 USTR 정책 제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차주 개최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예정 일자는 24일과 26일이다.

USTR이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한화해운(Hanwha Shipping) 라이언 린치 부사장은 26일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 회사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한화해운은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한화그룹 자회사이자 미국 법인이다.

한화해운은 USTR에 사전 제출한 의견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과 선견지명에 박수를 친다”며 미국 정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들은 미국이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운반선 등 상업용 선단을 건조하고 운영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으며, USTR이 제안한 정책이 없다면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데 필요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한 한화그룹이 미국과 한국 양국에 조선소를 가지고 있어 USTR의 제안이 미국과 국제 시장에 미칠 영향에 입장을 개진할 위치에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USTR은 작년 4월 미국 5개 노동조합의 청원으로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 이어 올해 1월 중국이 이들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불공정 경쟁을 벌여, 미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결론을 내놨다.

USTR은 지난달 미국에 입항하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으로 미국에 입항하는 해운사에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해운사 전체 선단에서 중국산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거나 중국 조선소에 주문한 선박이 많을수록 수수료를 더 내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안보와 경제에 중요한 조선·해운 산업을 중국이 장악해가는 데 경계심을 갖고 자국 산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현지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는 등 미국의 조선·해운 산업 재건 시도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