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국내 주요 제과·빙과업체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글로벌 시장 비중을 확보한 기업과 내수 중점 기업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주 소비층인 아동·청소년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내수 부진과 고환율, 원자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업계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에 제과업계는 글로벌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이는 빙과업체도 마찬가지다. 향후 국내 제과업체와 빙과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과 시장은 2020년 3조8943억원, 2021년 3조9074억원, 2022년 3조9036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주 소비층이 줄어들고 있으며 내수 부진을 겪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 내수 부진 등의 원인으로 내수 시장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 국내 제과업체들은 간편식, 단백질 식품, 저당 제품 등으로 신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수 상황이 좋지 않은 현 점에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최근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리온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견조한 해외 법인 실적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리온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
오리온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2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6.6%, 10.4% 증가했다. 국내 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976억원, 178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2.6%, 5.7%씩 늘며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오리온의 해외 법인은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의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의 매출은 전년보다 7.7% 증가한 1조2701억원, 영업이익은 10.4% 늘어난 2439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은 매출 5145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으로 전년보다 8.2%, 14.4% 성장했다. 러시아 법인은 매출 2305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1%, 15%씩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충청북도 진천에 생산, 포장, 물류 통합센터를 구축해 수출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한 전진 기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 실적 호조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제품 경쟁력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해외 법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신제품 출시, 틈새시장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간접 영업체제가 마무리된 중국에서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제2의 도약을 이어 나갈 것이며, 베트남 법인에서는 스낵, 베이커리 제품 지배력을 확대하고 신공장을 증축할 예정이다. 러시아 법인에서도 공장 신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식물성 메로나를 앞세워 유럽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빙그레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빙그레는 지난해 매출 1조4630억원, 영업이익 131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9%, 17% 증가했다.
빙그레는 현재 북미, 유럽 등 30여개 국가에 진출한 상황이다. 대다수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특히 메로나가 글로벌 시장의 효자 상품이다. 유제품이 포함된 빙과류는 대다수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비관세 장벽이 적용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식물성 메로나가 유럽,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경우 붕어싸만코와 바나나맛 우유가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전략과 함께 벌크형 제품의 판매량이 높아 향후에도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높은 내수 시장 비중으로 지난해 주춤한 실적을 기록한 롯데웰푸드도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기준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매출을 오는 2028년 3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롯데웰푸드는 자사 대표 상품 빼빼로를 주축으로 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올해에는 인도 푸네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빙과 매출을 늘린다는 목표다. 아울러,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 330억원의 투자를 통해 빼빼로 자동화 생산라인을 하반기 가동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특히나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인도 신공장을 증축했고, 빼빼로 생산 라인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건강 간편식 등 신시장을 개척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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