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밥도둑인데… 이탈리아에선 '골칫거리' 취급이라 8배나 저렴한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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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밥도둑인데… 이탈리아에선 '골칫거리' 취급이라 8배나 저렴한 해산물

위키트리 2025-03-22 08: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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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밥도둑으로 불리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해산물이 있다. 생태계를 뒤흔드는 이방인이자, 입맛을 사로잡는 '블루크랩'에 대해 알아보자.

블루크랩 자료 사진. / Vojce-shutterstock.com

블루크랩은 꽃게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학명은 'Callinectes sapidus'다. 'Callinectes'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헤엄꾼'이란 뜻이고, 'sapidus'는 라틴어로 '향기로운'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처럼 이 게는 푸른 다리와 날렵한 몸으로 물속을 자유롭게 누빈다.

주로 북서 대서양, 특히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 체서피크 만은 블루크랩의 고향으로, 이곳에서 잡히는 개체는 살이 달고 육즙이 풍부해 최상급으로 꼽힌다. 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선박 평형수나 무역을 통해 이탈리아 해안으로 유입되면서 외래종으로 자리 잡았다.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 지역에서는 블루크랩이 조개와 홍합을 마구잡이로 먹어 치워 양식업자들의 골칫거리가 됐다. 블루크랩의 역사는 북미 원주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서피크 만 주변에 살던 원주민들은 블루크랩을 주요 식량으로 삼았고, 껍질을 도구로 활용했다. 유럽 이주민들이 도착한 17세기 이후로는 상업적 어업이 시작됐고,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동부의 대표 해산물로 떠올랐다.

1989년 메릴랜드주는 블루크랩을 주 공식 상징물로 지정할 만큼 이 게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개체 수가 급감했다. 과도한 어획과 환경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블루크랩 자료 사진. / Piotr Velixar-shutterstock.com

이 게의 특징은 눈에 띄는 푸른색 다리와 단단한 껍질이다. 수컷은 T자 모양의 좁은 복부를, 암컷은 넓고 둥근 복부를 가졌다. 몸길이는 23cm까지 자라며, 다리를 펴면 30cm가 넘는다. 살은 부드럽고 달콤하며, 내장은 크리미한 풍미를 낸다.

한국 꽃게보다 감칠맛은 덜하지만, 버터 같은 고소함이 강하다. 제철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미국 동부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가 주 어획 시기로, 특히 10월과 11월에 살이 꽉 차 맛이 좋다. 이탈리아에서는 여름철 개체 수가 급증해 7월과 8월에 많이 잡힌다.

블루크랩은 단 1종뿐이다. 비슷한 이름의 '블루 킹크랩'은 전혀 다른 종으로, 북태평양에 사는 왕게류다. 블루크랩은 '아틀란틱 블루크랩'이나 '체서피크 블루크랩'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모두 같은 'Callinectes sapidus'를 가리킨다. 가격은 산지와 수요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미국 메릴랜드에서는 1kg에 평균 20달러(약 2만 9000원) 선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골칫거리라 현지 소비가 적어 kg당 5유로(약 7900원)에 거래된다. 한국으로 수입될 경우 운송비와 유통비가 붙어 1kg에 5만~7만 원 수준이다.

블루크랩은 나라마다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미국 메릴랜드에서는 찜이 인기다. 물 1L에 맥주 500ml, 식초 1컵을 섞고, 조미료 '올드 베이' 4스푼을 넣어 끓인 뒤 블루크랩을 20~25분간 찐다. 망치로 껍질을 깨 먹으면 짭짤한 맛과 달콤한 살이 어우러진다.

크랩케이크도 유명하다. 블루크랩 살 500g에 빵가루 1컵, 계란 2개, 마요네즈 2스푼, 머스타드 1스푼을 섞어 동그랗게 빚은 뒤 180도 오븐에서 15분 굽는다. 한국에서는 간장게장이 인기다.

간장 2컵, 물 2컵, 설탕 1컵, 양파 1개, 마늘 10쪽을 끓여 식힌 장에 블루크랩을 24시간 담갔다가 꺼내면 된다. 찜이나 탕은 꽃게 대비 육수가 덜 진해 선호도가 낮다. 태국에서는 소금에 절인 블루크랩을 파파야 샐러드 '솜땀'에 곁들여 먹는다.

블루크랩은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껍질이 단단해 손질이 까다롭고, 날것으로 먹을 경우 기생충 위험이 있다. 생게로 게장을 담그려면 냉동 후 해동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블루크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2022년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게류는 칼슘과 아연 함량이 높아 뼈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좋다. 100g당 열량은 약 87kcal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없다.

블루크랩 자료 사진. / Jo_107-shutterstock.com

흥미로운 점은 블루크랩의 생태다. 수명은 3년 미만이고, 한 번의 짝짓기로 생을 마감한다. 번식력이 약해 개체 수 회복이 느리다. 미국에서는 이를 보존하려 암컷 포획을 금지하고, 연간 어획량을 35% 수준으로 제한하기도 한다.

블루크랩은 집게발 힘이 세고 공격적이라 맨손으로 만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통발이나 그물을 쓰는 게 일반적이고,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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