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들이 ‘만장일치’ 위해 격렬하게 토론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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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들이 ‘만장일치’ 위해 격렬하게 토론 중인가?

평범한미디어 2025-03-21 20:52:58 신고

3줄요약

[박성준의 오목렌즈] 61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45년만의 비상 계엄 사태가 넉날째인데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 하고 있다. 12.3 계엄 사태가 끝나려면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와야 한다. 돌이켜보면 작년 연말 느닷없이 계엄 사태가 벌어졌고, 국회는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해를 넘겨 1월15일에는 윤 대통령이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갇히게 됐고, 1월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정식으로 구치소에 갇혔다. 윤 대통령은 3월7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12월말부터 2월말까지 2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1차례의 정식 변론 절차를 진행했으며 지금까지 최종 결론을 내지 못 하고 치열하게 내부 숙의를 거치고 있다. 한 달간 깜깜무소식이다. 여타 언론들이 특종 취재를 해서 뭔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알려줄만도 한데 그런 건 없었다. 그저 각자 보고싶은대로 해석하는 추측들만 난무하고 있다.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대담에서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뇌피셜을 전제했지만 자신있는 말투로 “그냥 날짜를 지정해볼까?”라며 “3월31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에 대한 선고일이 3월24일로 확정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일을 4월로 넘기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다. 그래서 24일과 31일 사이인데 다음주 주중에 하자니 이재명 대표의 선고 기일이 26일이기 때문에 뭔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헌법재판관들이 과연 탄핵 심판의 결론을 어떻게 낼지 주목된다. <사진=TV조선 캡처> 

 

그렇다. 3월의 마지막날 정말 기각이든 인용이든 결말을 알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속이 탄다. 박 센터장은 “4월이 되면 두 분 헌법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야 한다”면서 사실상 3월 안으로 선고가 나올 것이라 봤다. 현재 헌재는 밤낮 없이 평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지 진행 과정은 완전히 비밀로 부쳐지고 있어서 일절 외부에선 알 수가 없다. 계엄 사태 초중반만 하더라도 가장 보수적인 정형식 헌법재판관마저 “격노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장일치 탄핵 인용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박 센터장은 “지금은 정치적 분위기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환기했다.

 

사실은 지금 8대 0 만들기가 되게 힘들긴 힘들 것이다.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러니까 탄핵 흐름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세긴 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무난하게 탄핵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초반에는 있었는데, 이제는 보수우파 세력이 총결집했고 국민의힘 90% 의원들이 대놓고 일치단결 탄핵 기각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서 당연히 탄핵을 인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약해졌다. 결국 헌재의 탄핵 선고도 정치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어졌다.

 

그래서 극우세력과 일반 보수우파 세력이 ‘팀 윤석열’로 집결해서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내세우는 전략이 있다. 헌재가 졸속으로 탄핵 심판을 진행했다는 절차의 문제에 올인하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원론적으로 얘기를 하면 전국민이 다 본 그 계엄 상황을 대통령이 자기의 권한 안에서 행사한 정당한 행위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논리와 근거가 존재하기 어렵다”면서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팀 윤석열쪽에서는) 헌재 탄핵 심판의 절차상 미스를 물고 늘어지면서 그것 자체를 형사 재판처럼 끌고 가려고 했다. 보수가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이유로 헌재를 하루가 멀다하고 규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윤 대통령측 변호인단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평의를 오래 끌어서 충분히 논의를 했다! 혹은 당신들이 얘기하는 절차적인 부분까지 우리가 논의를 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인용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왕이면 8대 0을 만들고 싶은대 만장일치로 귀결되지 않고 있어서 오래 걸리는 것으로 관측이 된다.

 

설득력이 있다. 계엄 사태 초반과 달리 헌법재판관들의 관점 변화가 8대 0과는 멀어졌지만 그래도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고 싶어서 밤새 토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만 인용 결정을 내려도 최종적으로 윤 대통령은 파면당하겠지만, 적어도 보수 성향 헌법재판관 3명(정형식·조한창·김복형)이 기각 의견을 낼 가능성이 살아있고, 나머지 헌법재판관 5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계선)이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가설이다.

 

(3명이) 설득당하기 위해서 준비는 되어 있을텐데 지금 뭘 준비해야 되냐면 발표 이후 2명 정도가 소수 의견을 통해서 본인을 밝힐 것이냐 아니면 그냥 8대 0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18일에 방송된 MBC <질문들>에서도 이와 일맥상통한 논의가 오갔다.

 

유시민 작가: (탄핵 심판의 결론에 대한 전망은) 어차피 뇌피셜이다. 전부 다. 신뢰할만한 정보가 1개도 없다. 그러니까 제가 이 논의보다는 우리 허민 기자께서는 기각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지 여쭤보고 싶다.

허민 기자(문화일보): 나는 계엄에는 반대하고 그러나 탄핵에도 반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기각이 되는 것이 맞다는 개인적 견해를 갖고 있다.

유시민 작가: 그래서 이제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무슨 일을 했는지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 이걸 기각을 하면 또 해도 된다는 얘기지 않은가. 내가 대통령이면 한밤 중에 갑자기 계엄 선포하고 군인들 국회 투입해서 막 단전도 하고 유리창도 깨고. 막 다 했다. 선관위에 들어가서 직원들을 체포하고 그게 생중계가 됐으니까. 아무튼 해도 괜찮다는 것 아닌가. 내가 볼 때는 이것이 이제 뭐 어떤 법리로 이게 기각되는 게 맞다고 판단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예컨대 기각으로 의견서를 쓴다. 대체 뭘 쓰지? 이게 계엄 포고령도, 실제 한 행위도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쓰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은가. 헌법 위반이긴 한데 중대하지 않다? 이것보다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가 있나? 그러면 이거를 법규 위반이긴 한데 사소해서 그냥 직을 박탈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렇게 결론이 나면 윤 대통령이 계엄이 또) 필요하면 또 한다. 당연히. 그러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런 의문이 든다.

금태섭 변호사: 유 작가 말씀처럼 이 탄핵 심판은 기각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이제 법률가로서 결정문을 써본다고 생각을 해도 기각을 하려면 뭐 이론상으로는 위법은 있어도 중대하지 않다고 해야 되는데 방금 허민 기자께서 말씀하기로는 이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마라. 이게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이런 위법은 실제로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 국회의원을 끌고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헌법기관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만 가지고도 충분히 인정이 된다. 국회에 군대를 보낸 것 자체가 그냥 결과가 결론이 나는 거라서 이거는 첫째 법리상으로 기각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또 하나는 헌법재판관들이 나중에 퇴임한 다음에 회고록을 쓰거나 인터뷰를 한 글들을 보면. 헌법재판관들은 일반적인 판사들하고 좀 다르다. 사회적인 파장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데 윤 대통령을 기각하면 대통령직으로 복귀하게 된다. 그러면 지금 내란죄로 기소돼 있는 많은 군 사령관들은 어떻게 될 것이냐. (중략) 이런 정말 생각하기 힘든 난국을 만들어 놓은 데 대해서 자기들의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기각하기는 어려운데. 다만 똑같은 논리로 무슨 생각을 하냐면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실명을 들어서 죄송한데 인권위원장 하고 있는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같은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기각 의견을 낼 거라고 예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이런 대통령 탄핵 같은 중요한 사건에서 헌재가 의견이 갈리면 국론 분열이 되고 안 좋다고 생각해서 아마 찬성에 표를 던졌을텐데 그런 분들이 지금 좋은 기억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보수진영에 있는 분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그때 그래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남겼어야 된다. 그러지 않아가지고 그 다음에 편가르기 정치로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생각들을 해서 그런 면에서 소수 의견을 쓰겠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논리를 대서라도 나는 기각 주장이다. 이 얘기를 남기고 싶어 하는 재판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좀 이렇게까지 늦게 결론을 내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하루 빨리 마무리를 짓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각이 되면 정치 전쟁이 펼쳐지겠지만 인용된다는 것을 전제하고 다시 새로운 대통령 뽑고, 수많은 공석과 대행의 자리를 메우고, 비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 끝으로 전화 대담 말미에 박 센터장에게 분석과 추정 말고 본인의 감과 촉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물었다.

 

8대 0으로 될 것 같다. 지금 보면 8대 0이 아닌 탄핵 인용이되 소수의견으로 결론을 낼 것이었다면 벌써 냈다. 그랬다면 진작 그랬어야 했지만 지금까지 진통하고 있는 걸 보면 결국 만장일치로 판결문을 만들어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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