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특허청 손잡고 'K-패션 IP 보호' 나선다

사진=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정부와 손잡고 국내 브랜드 보호에 나섰다. 지적재산권 침해와 혼용률 허위표기 등 신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책임 플랫폼' 모델 구축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는 오늘(21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패션 플랫폼 업계 현장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무신사에서는 박준모 대표와 서상범 대외협력팀장이, 특허청에서는 신상곤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을 비롯해 부정경쟁조사팀, 산업재산분쟁대응과 등 주무부서 담당자들이 현장에 배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K-브랜드의 해외 시장 개척 현황과 그에 따른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무신사 측은 "국내 중소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와의 협력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간담회에는 에이카화이트, 유라고, 론론 등 K-패션을 대표하는 중소 브랜드 관계자들도 참석해, 실제 겪은 해외 IP 침해 사례를 공유하고 제도적 보호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무신사가 패션 생태계 내 불공정 행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건, 최근 벌어진 '혼용률 허위표기' 논란 이후다.

무신사는 다운,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입점 브랜드 상품 약 7900여개를 자체 전수 검사한 결과, 일부 브랜드에서 혼용률 허위 기재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해당 브랜드에 대해 입점 중단, 시정 권고 등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의 전수조사 사례이자,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선 '자율적 플랫폼 책임' 선언으로 해석된다.

무신사는 이번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례를 공유하며, 향후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간-정부의 공동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랫폼이 자정 활동에 나서더라도 법적 강제력 없이 해결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특허청은 무신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사 IP 보호 사업에 무신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상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K-패션 브랜드가 안심하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IP 보호와 부정경쟁 근절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K-패션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법률 대응이나 모니터링을 해야 했지만, 향후에는 정부의 행정력과 플랫폼의 현장 정보가 결합된 보다 실효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무신사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플랫폼의 책임과 브랜드 보호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단순히 '입점 공간 제공자'가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서 신뢰를 매개하는 '산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메시지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K패션 브랜드들이 더욱 활발히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실효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패션 업계 대외 신뢰도와 직결되는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더 많은 기업들이 협력해 K패션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