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뻔뻔하게 기업 경쟁력을 운운하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기업을 약 올리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1분 1초가 아까운 기업을 방문해 가식적인 행보로 귀찮게 하지 말고 반도체특별법 원안 통과, 상속·증여세 완화,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상법 개정안 및 노란봉투법 폐기를 통해 실질적인 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노조에 불법 파업을 사실상 용인하는 노란봉투법을 재발의한 것도 기업에 부담을 주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반대로 기업 발목만 잡고 있는 입법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전날 이 회장에게 "대기업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 정책위의장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가 연구개발(R&D) 종사자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민주노총 등 노조 눈치만 보며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 등 경쟁 기업은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은 주 52시간 규제 때문에 초저녁에 무조건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 52시간 예외를 3년 한시적으로 시행하되 문제가 생기면 폐지하자는 절충안에도 민주당은 무조건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쟁력이 아니라 노조 경쟁력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간 충분한 논의 없이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업들은 이 개정안이 법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공세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는 2017년 1월 성남시장 때 특검에 소환된 이 회장(당시 부회장)을 구속하고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당시엔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상속 행위는 40년간 반복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랬던 이 대표가 마치 개과천선한 새사람이 된 듯한 모습"이라며 "성남시장 때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지지층을 끌어모으려고 삼성 해체를 외쳤고, 지금은 대통령이 되려면 부득이 포섭해야 할 중도층에 영혼 없는 미소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기업 경쟁력과 국제 경쟁력을 위해 재계가 간절히 원하는 반도체 특별법상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과 상법 개정안 등 최대 현안은 이번 회동에서 아예 말도 꺼내지 못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른 이 대표의 전매특허가 또 드러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수사는 이제 거두고 진심이 담긴 행동과 입법으로 보여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삼성전자급 기업 6개를 육성하겠다면서도 반도체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는 외면하고 상법 개정안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즉생 각오로 뛰고 있는 이 회장을 만나 한가로이 사진을 찍을 생각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고 기업이 바라는 일부터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함인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최민희 민주당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이재용 회장의 악수 장면을 보고 ‘소름 돋을 만큼 섹시하다’며 ‘팔이 비틀어진 소년공과 금수저 재벌 3세의 만남’이라고 극찬했다"라면서 "소름이라면 소름 돋는 감상평이지만, 정작 소름 돋는 건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 ‘삼성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말한 뒤 두 시간 만에 상법 개정안 공포를 촉구한 민주당의 태도다. 진정성은커녕 대표와 당이 쿵짝도 안 맞는 엇박자"라고 비꼬았다.
함 대변인은 "주가가 오르면 ‘이재명 효과’, 기업과 악수하니 ‘성공한 전태일’, 심지어 ‘이재명-이재용 형제설’까지 나오는데, 상식과 진정성이 사라진 정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은 어렵고 기업은 숨 막히는데, 사법리스크에 조급한 이 대표는 자기 PR에만 열중하고 ‘섹시 정치’에 넋 놓는 민주당 의원의 모습에 국민의 등골이 오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는 22일 유발 하라리 교수와의 AI 대담과 주요 외신 인터뷰를 앞두고 있는데, 과거 ‘엔비디아 궤변’ 같은 망언이 또 나올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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