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원활한 심사를 위해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 금감원에 중점심사 기준과 심사 포인트 등을 문의했다. 앞서 현대차증권과, 이수페타시스, 고려아연 등의 유상증자 사례를 보면 주주들의 극심한 반발과 금감원의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를 미리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결의한 당일 금감원이 자금 조달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K-방산'의 선도적 지위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적극 소통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감원이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를 도입 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신중하게 접근한 배경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유상증자 심사개선 방안을 발표해 ▲주식가치 희석화 우려(증자비율, 할인율) ▲일반주주 권익훼손 우려(신사업 투자 등, 경영권 분쟁발생) ▲재무위험 과다(한계기업 등) ▲주관사의 주의의무 소홀(IPO 실적 과다 추정, 기업실사 소홀)의 중점심사 기준을 시장에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국내 기업이 실시한 유상증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에는 2022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0억원)가 최대였다. 지난 14일 유상증자를 발표한 삼성SDI는 2조원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후 최대 규모였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장으로 물러나게 됐다. 삼성SDI는 금감원 기준 발표 이후 첫 심사 대상이기도 하다.
금감원이 자금 조달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관건은 일반 주주 설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주가에 악재로 인식된다.
현재 일반 주주에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정 발행가는 60만5000원인데 신주 배정 주식 수는 0.1047011530주에 불과하다. 기존 주주 1명이 600만원을 투자해야 신주 1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투자심리 악화는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21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대 급락했다.
투심과는 별개로 유상증자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집중심사 대상에 대해 증권신고서 제출 1주일 내 집중 심사한 뒤 최소 1회 이상 대면협의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과 대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증권신고서 내용이 잘 작성되면 유상증자 일정이 앞당겨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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