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어려운 팀들을 다수 피해 여유롭게 월드컵 본선에 갈 거란 당초 예상과 달리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3월에도 확정짓지 못했다. 그 사이 같은 1포트에 배정됐던 일본은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고, 이란도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
한국은 20일 치른 오만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고양종합운동장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해도 경기력이 지나치게 나빴다. 사실상 이강인이 투입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수준이었으며, 개인 역량으로 차이를 만들었을 뿐 전술적으로는 오만의 밀집수비를 전혀 뚫어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백승호와 이강인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고, 승점 1점밖에 얻지 못해 한국이 얻은 성과가 없는 경기였다.
그 사이 조 3위였던 요르단에 추격을 허용했다. 같은 라운드에서 2위였던 이라크는 쿠웨이트와 2-2로 비겨 3위로 내려가며 한국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을 3-1로 꺾고 2위로 올라선 건 물론 한국과 격차를 3점으로 줄였다. 25일 한국과 요르단의 맞대결에서 요르단이 이긴다면 한국은 1위를 뺏긴다.
한국이 불안한 조 1위를 유지한 것과 달리 다른 조의 1위들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눈앞에 뒀다. C조 일본은 20일 바레인을 2-0으로 꺾으며 조 3위와 격차를 9점 이상으로 벌려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개최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본선 진출국이 되는 경사를 누렸다. 3차 예선 내내 강력한 조직력으로 흔들리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란 역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얻은 거나 마찬가지다. 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승점 19점으로 3위 UAE(승점 10)와 격차를 9점으로 벌렸다. 산술적으로는 이란이 조 3위로 떨어지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지만, 오는 26일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에서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A조에서는 탈락국의 윤곽도 드러났다는 게 흥미롭다. 5위 키르기스스탄(승점 3), 6위 북한(승점 2)은 월드컵 본선을 향한 플레이오프도 가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위 카타르(승점 10)와 격차가 각각 7점, 8점이어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카타르가 모두 지기를 바라야만 한다. 키르기스스탄과 북한의 맞대결도 남아있어 둘 중 한 팀은 무조건 탈락이며, 현재 상황대로 흘러가면 해당 경기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려있지 않은 ‘자존심 싸움’이 될 것이다.
B조에서는 팔레스타인이 승점 3점으로 탈락과 가까운데, 그나마 한국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비긴 덕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 4위 오만(승점 7)과 격차는 4점이다. 팔레스타인이 4위 오만, 5위 쿠웨이트(승점 5)와 맞대결이 모두 남아있는 데다 다음 경기가 오만과 쿠웨이트의 맞대결이어서 팔레스타인이 기적적으로 월드컵 본선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확률도 충분히 있다.
C조에서는 4위 인도네시아, 5위 바레인, 6위 중국이 모두 승점 6점으로 치열한 형국을 만들었다. 세 나라의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고, 운만 좋으면 3위 사우디아라비아(승점 9)나 2위 호주(승점 10)도 제칠 수 있다. 일본이 워낙 강력한 면모를 뽐낸 탓에 오히려 나머지 국가들이 물고 물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 월드컵 3차 예선 7차전 이후 각 조 순위>
A조: 1위 이란(승점 19, 본선 진출 유력),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6), 3위 아랍에미리트, 4위 카타르(이상 승점 10), 5위 키르기스스탄(승점 3, 탈락 유력), 6위 북한 (승점 2, 탈락 유력)
B조: 1위 대한민국(승점 15),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이상 승점 12), 4위 오만(승점 7), 5위 쿠웨이트(승점 5), 6위 팔레스타인(승점 3)
C조: 1위 일본(승점 19, 본선 진출 확정), 2위 호주(승점 10), 3위 사우디아라비아(승점 9), 4위 인도네시아, 5위 바레인, 6위 중국(이상 승점 6)
사진= 풋볼리스트, 일본축구협회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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