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공룡의 색을 영영 알아내지 못할 줄 알았음.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현재 공룡의 색을 알아낼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함
멜라노좀(Melanosome)이 바로 그 열쇠인데, 멜라닌 색소가 들어있는 세포소기관인 멜라노좀을 통해 고생물학자들은 피부 화석 및 깃털 화석에 남아있는 멜라노좀을 주사현미경으로 하나하나 관찰하여 현생 생물의 그것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색을 복원할 수 있게 됨
그러나 아직까지 중생대 포유형류(mammaliaform)의 색깔에 대한 연구는 없었는데, 약 일주일 전 초기 포유형류의 색깔을 연구한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발표됨
(다양한 포유형류(mammaliaform) 멸종/현생 동물들)
(다양한 현존 포유류들의 멜라노좀 모양/겐트대학 Liliana D’Alba)
중국 지질대, 벨기에 겐트대학, 미국 텍사스대학, 영국 브리스틀대학, 선양사범대 공동 연구팀은 현대 포유류 116종의 멜라노좀을 조사한 뒤 도출한 모델을 바탕으로 중국 북동부 지층인 얀리아오(Yanliao)와 제홀(Jehol) 생물군에서 발견된 1억 2000만년~1억 6700만년 전 쥐라기 후기~백악기 전기 포유형류 6종의 털 화석 속 멜라노좀을 연구한 결과 모두 흑색, 갈색을 나타내는 유멜라닌(eumelanin) 색소를 지녔다고 밝혔음
추가적인 분석으로는 다른 색소나 특정 색상 패턴(무늬, 카운터셰이딩) 또한 없었다고 하며, 모두 특정 무늬나 패턴 없이 전체적으로 털이 흑갈색이었을 것이라고 함. 마치 두더지와 흡사한 어두칙칙한 색상이었던 것
논문에 의하면 연구에 사용된 중국 포유형류 화석의 정체는 아르보로하라미야 푸스쿠스(Arboroharamiya fuscus), 빌레볼로돈 디플로밀로스(Vilevolodon diplomylos), 메가코누스 마말리아포르미스(Megaconus mammaliformis), 양치목(Docodonta) 표본 2개, 진수류(Eutheria) 표본 1개라고 함
무려 4700만년간 털색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놀라우며, 이는 깃털 공룡 및 익룡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채도의 멜라노좀 구조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여줌
연구자들은 "이 종들에서 발견되는 균일하게 어두운 털은 두더지, 쥐, 야행성 박쥐와 같은 현대 야행성 포유류의 전형적인 배색이며 초기 포유류도 대체로 야행성이었고 위장을 위한 색깔을 지녔을 거라는 이전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음. 또한 털의 높은 멜라닌 함량은 체온 조절과 보호에도 유익했을 수 있어보임
(쥐라기 중기 중국 포유형류 센소우 루이(Shenshou lui)의 복원도)
예상했던 대로 중생대의 포유류 조상들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야행성 잡식동물이라는 특성상 어둡고 칙칙한 배색을 지니고 있었음. 아마 신생대에 들어서며 적응 방산을 하며 오늘날의 다양하고 화려한 포유류들이 나오기 시작했을까? 한 가설이 연구로 사실로 드러나면 다른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고생물학의 재미난 점 같다
어둠의 자식들이었던 초기 포유형류들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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