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스페인 라리가가 일정 조정으로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의 반발을 샀다.
사건의 발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 경기가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시작 약 20분 전 팀 의료진이었던 카를레스 미나로가 사망했다는 걸 알았다. 당일 아침까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상태를 분석하고 점심식사도 함께한 이의 죽음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 큰 충격을 줬다. 특히 미나로와 친분이 두터웠던 다니 올모를 비롯해 가비, 쥘 쿤데 등은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은 곧바로 루이스 사발사 오사수나 회장에게 연락해 경기 중단을 제안했고 심판진, 라리가와 협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경기를 연기했다.
그런데 경기 일정을 잡으면서 잡음이 발생했다. 라리가는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의 재경기를 오는 27일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두 팀 모두에 마뜩잖은 결과였다. 바르셀로나는 3월 A매치에 주전 대부분이 차출됐는데, 27일에 경기를 뛰면 A매치를 소화한 선수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게다가 향후 4주간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등 주중 경기가 계속 있어 오사수나전이 끼어들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오사수나의 상황은 더욱 황당했다. 만약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 경기가 27일로 확정되면 오사수나는 바르셀로나 원정을 치르고 29일에 아틀레틱클루브 원정을 떠나야 하는 지옥 같은 강행군을 해야 했다. 상식적으로 선수들이 소화할 수 없는 가혹한 일정이다.
그래서 최초에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는 3월 27일이 아닌 5월 21일에 경기를 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2016-2017시즌 셀타비고와 레알마드리드의 순연 경기가 리그 37라운드와 38라운드 사이에 열린 걸 감안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라리가는 3월 27일을 끝까지 고수했다.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 경기를 다른 날로 잡는 대신 오사수나와 아틀레틱 경기를 3월 30일로 연기했다.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 경기를 5월까지 미루지 않고 3월 내에 치르는 게 가장 합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여전히 양 팀에 최악의 상황이다. 오는 27일로 경기가 확정됨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오사수나전 종료 이후 약 64시간 뒤에 지로나전을 치러야 한다. 오사수나는 27일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가 끝난 후 약 66시간 30분 뒤에 아틀레틱 원정을 떠나야 한다. 두 팀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이 권고하는 최소 휴식시간인 72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 라리가 X 캡처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