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부 카드만 ‘흐릿하게’”…KG이니시스, 분쟁 카드사에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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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부 카드만 ‘흐릿하게’”…KG이니시스, 분쟁 카드사에 뒤끝?

더리브스 2025-03-21 09:02: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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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전자결제대행사(PG사)인 KG이니시스가 수수료 분쟁 중인 카드사들의 이름을 흐릿하게 표시해 마치 결제가 안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더리브스 취재에 따르면 KG이니시스가 지원하는 신용카드 결제 화면에서 일부 카드사들의 이름만 흐릿하게 표시해 소비자로 하여금 혼란을 겪게 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A 커피 프랜차이즈 애플리케이션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협 BC, 하나 BC, NH BC, 우리 BC 등만 회색으로 표시됐다. 마치 결제 자체가 비활성화돼 있는 모습으로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소지는 충분했다.

반면 삼성카드, 신한카드, 케이뱅크, 저축은행 등은 선명하게 표시돼 있었다. 이름이 흐릿하게 표시된 카드사들을 통해서도 결제는 가능하지만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과 색깔 표기는 달랐다는 이야기다.

KG이니시스가 지원하는 결제 화면에서 일부 카드사들만 흐릿하게 표시된 모습. [사진=임서우 기자]
KG이니시스가 지원하는 결제 화면에서 일부 카드사들만 흐릿하게 표시된 모습. [사진=임서우 기자]

하지만 소비자가 흐릿하게 표시된 카드는 결제가 안 되는 줄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취재원 B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20대인 나도 중간중간 (카드들은) 회색으로 돼 있으니 당연히 (결제) 안 되는 줄 알았다”라며 “현대카드가 안 되는 줄 알고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했다”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어 “근데 알고 보니 회색 처리된 카드도 (결제)되는 거였다니 이건 사용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특정 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KG이니시스가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카드사 이름만 차별되도록 표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일방적인 불이익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PG업계는 현재 수수료 문제로 카드업계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에 개입을 요청했다. 카드업계가 사전 협의 없이 PG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는 게 PG업계의 주장이다.

KG이니시스는 한국사이버결제(NHN KCP), 나이스페이먼츠 등과 함께 대형 PG사로 분류된다. 이들은 국내 PG 시장에서 대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PG사들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의 순서 등을 결정하고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결제 옵션 등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라며 “PG사 마음대로 (특정 카드사를) 밑에 두고 안 보이게 한다든지 소비자가 선택하지 못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을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KG이니시스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일반적으로 PG사는 결제 화면의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기획 및 구축하며 한 번 구축된 후에도 체크아웃 단계의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UI‧UX를 최적화하는 과정이 지속된다”라며 “소비자 편의성 증대를 위한 조정 과정이고 사용성의 최적점을 계속 찾아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더리브스 취재가 시작하자 KG이니시스는 흐릿했던 카드사 이름을 모두 선명하게 바꿨다. 

이에 대해 KG이니시스 관계자는 “따로 (문제를) 의식해서 변경한 것은 아니고 조정 과정의 일환”이라며 “UI‧UX 조정은 수시로 일어날 수 있으며 드물게 대대적인 결제 화면 디자인도 변경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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