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은행은 40대도 짐싸는데" 기업 출신 공직자 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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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은행은 40대도 짐싸는데" 기업 출신 공직자 왜 없을까

머니S 2025-03-21 04:3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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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네요" 기업들이 이달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선임하는 가운데 재계에 이어 금융권 재취업 심사에서 탈락한 퇴직 공직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팽배하다.

퇴직 전 공직 업무와 취업 예정 민간기업 업무 연관성 심사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는 불만이다. "비슷한 직무를 수행한 다른 공직자들은 쉽게 심사를 통과했다"는 불만도 들린다. 해당 기관 CEO(최고경영자)들 조차 "우수 인재 영입이 불발돼 경영에 애로를 겪게 됐다"고 하소연 한다.

매년 주총 시즌에 수억원 연봉과 임기가 보장되는 금융사 자리에 퇴직 공직자들이 몰리다 보니 벌어지는 웃지 못할 풍경이다.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후 3년 내 심사대상 기관 취업의 경우 퇴직 전 5년간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지 등 승인 받아야 한다.

매년 되풀이 되는 대규모 퇴직 공직자들의 민간기업 이직이 헌법상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반론도 있지만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낙하산으로 재취업한 공직자들 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봐주기 문화 등이 산업 발전(변화)을 가로 막는 고질적인 병폐라는 얘기다.

#시계를 돌려보자. 벤처 1세대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2013년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됐지만 고심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 발목을 잡은 건 백지신탁제도. 미국과 달리 현 제도가 기업인이 공직자가 되려면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가처럼 평생을 바쳐 일군 자식 같은 기업을 포기하지 못했다. 한국만 유독 외부 인재에 닫힌 공직사회 순혈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업인의 관료사회 진입이 힘든 이유 중 하나다. 반면 미국의 백지신탁은 수탁기관이 자산을 관리하면 되고 매각 의무가 없다. 자연히 오래 전부터 정권과 코드가 맞는 기업인의 관료사회 진입이 일반적이다.

당장 연일 전세계 미디어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겸 경영효율부(DOGE)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등장한다. 역할은 뿌리 깊은 미국 관료주의 혁신과 개혁(변화)이다. 금융사 중에선 거머먼트삭스(골드만정부)라는 별칭까지 만들어 낸 골드만삭스가 있다.

전세계 벤치마킹 금융사 일순위인 이 회사는 지난 100여 년간 재무장관과 백악관 등 수많은 미국 행정부 관료를 배출했다. 로버트 루빈은 1990년대 재무장관(클린턴)으로 선임되기 전 회장 자리에 오른 뒤 25년 이상 근무한 골드만을 누구나 부러워 하는 세계적 IB(투자은행)로 성장시켰다. 이후 관료로 변신해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끈다.

#"왜 민간(기업인 등) 출신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장이 없나" 금융권에서도 국내 산업 발전과 쇄신을 위해 해묵은 전관예우 해소와 금융사 등 기업인의 정부 입각 등 열린 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직과 기업은 엄연히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단순히 낙하산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고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IBK기업금융과 은행 등 금융권에선 이제 늦어도 50대 초중반에 상당수가 짐을 싸야할 정도로 금융권 퇴임 시계가 빨라지는 데 남아도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면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손해다.

"한국이 혁신을 하지 못하면 최빈국이 될 수도 있다" 황 회장은 최근 머니S와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와 반도체 시장이 미국발 글로벌 관세 전쟁과 AI(인공지능) 패권 경쟁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라고 경고했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여전히 전관예우 논란 속 인재의 공직 진출은 꽉 막혀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송정훈 머니S 부국장 /사진=김은옥 송정훈 머니S 부국장 /사진=김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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