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교육현장을 가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교육과정을 비롯한 학사운영, 학교 공간, 학교 문화 등 고등학교 교육 체제 전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그에 따른 성취평가제를 들여다보고 고교학점제에 발맞춰 교과목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올해 개교한 경기이음온학교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 본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취득한 학점에 따라 졸업하는 교육과정 학사 제도로 모든 학생의 성장과 잠재력을 이끄는 책임교육 실현을 지향한다. 이는 경쟁과 선발중심에서 협력과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체계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맞춘 교수학습과 평가체제를 통해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고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이 다양화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자율과 책임에 기초한 자기주도적 학습설계 역량 함양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학생 중심 교육과정 구현 △협력과 연대에 기초한 학생 성장 중심 학습 지원체계 구축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
■ 학교 교육과정 변화 불가피... 평가방식 5등급제로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으로 학교 교육과정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고1은 주로 공통과목을 배우고 고2는 진로·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수강하면서 진로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고3은 진로 기반으로 진학을 준비면서 졸업 이후의 설계를 돕는다.
과목선택 방식도 달라진다. 사회·과학 및 제2외국어 교과(군) 내에서 일부 선택하던 것을 교과(군) 구분 없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대입을 위해 수능 출제 중심이었던 과목 편성 기준은 학생의 진로·적성에 맞도록 개설된다.
교과는 180단위에서 174단위로, 창의적 체험활동은 24단위(408시간)에서 18학점(288시간)으로 수업량이 줄어든다. 이전에는 과목별 별도의 이수기준 없이 출석일수만 충족하면 졸업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학업 성취율 40%, 출석률 3분의2 이상이 돼야 과목별 학점 인정기준이 적용된다.
상대평가 9등급제가 5등급제로 평가방식도 바뀌고 체육·예술·교양 교과목(군) 과목, 과학탐구실험,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은 절대평가 성취도만 기재한다. 과목별 성취도는 5등급(A~E)을 유지하되 체육·예술 교과군과 과학탐구실험은 3단계(A~C)로 적용한다.
■ 자기주도적 진로·학업설계... 학습선택권 보장 ‘중점’
직업·학업설계 지원에도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진로전담교사의 고교학점제 운영 지원을 위한 역할을 재구조화하고 진로·학업설계 선도요원 양성을 통해 지원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교원 진로상담 및 코칭 역량강화 연수를 통해 지도교사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기주도적 진로·학업설계를 지원한다. 학생 유형별 진로지도 콘텐츠 개발과 자기주도 학습 코칭 선도교원 양성과정, 진로 집중학기제 운영, 사회적 취약 계층 진로멘토링을 운영한다.
지역 연계 진로교육도 병행한다. 대학, 기업 등 지역 내 기관을 연계해 진로교육 강사 발굴과 마을 진로코칭 교사 양성, 학부모 진로코칭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지역과 연계한 진로 체험터 발굴 및 진로 체험 프로그램 운영, 학생이 주도하는 지역축제 등을 통한 진로 체험 및 실습교육도 지원한다.
핵심은 학생의 학습선택권 보장이다.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기반으로 희망에 따라 과목 개설이 이뤄지도록 편성·운영한다. 또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 곤란 등으로 단위학교에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 과목, 심화 과목은 두 학교 이상이 온·오프라인으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올해 3월부터 ‘경기이음온학교’가 운영된다. 경기이음온학교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고교학점제 적용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을 지원하고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해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아울러 학생이 선택한 과목의 수업을 통해 진로탐색을 구체화하고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교육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올해 고1부터 각 학년 과정 수업일수의 3분의2 이상 출석을 유지하고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이 인정된다. 여기에 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학점이수 인정기준과 과목별 출석률과 학업 성취율을 인정하는 과목 이수기준을 지켜야 한다. 과목과 학점 이수기준을 도달하지 못할 경우 최소 성취기준 보장지도 및 추가학습 등을 이수하면 취득을 인정받는다.
■ 특성화 직업계고 70개교 선도학교 운영
고교학점제는 2017년 중장기 비전에 따라 국가정책적 차원으로 도입된 이후 2018년 연구·선도학교 운영 등 단계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를 위해 도내 일반고, 종합고, 특목고 등 416개교의 준비학교와 특성화 직업계고 70개교를 선도학교로 지정, 고교학점제 현장 안착을 위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모델 발굴까지 이어졌다.
이를 토대로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교원의 효율적 배치와 역량 강화, 학교 공간의 최적화 등 다양한 방안이 적용된다.
먼저 학생 선택중심 교육과정 구현을 위해 소인수 선택 과목 개설을 지원한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거점학교 또는 교육지원청에 교과순회전담교사를 배치 운영한다. 이들은 학교를 순회하며 고교학점제 수업을 전담하고 지원센터 업무를 수행한다.
또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중심거점교에도 교사를 배치, 지역 공동교육과정 업무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교과순회전담교사 운영 5년 차로 적정 수업시수 조정을 통한 시스템 정착 △교과순회전담교사는 교육지원청이 배치하는 중등순회교사 정원 운영을 원칙으로 운영 내실화 방안 모색 △학생의 선택권을 반영한 교원 소요에 따른 장기적인 배치 계획 수립으로 안정적인 교원 수급 보장 등의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원역량 강화를 위해 고교학점제 전문가 양성, 진로 학업 설계지도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교원 ‘진학이음교사’ 양성, 자율성 기반 교육연구회 운영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에 도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운영에 필요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학교 공간 재구조화 지원과 공간 부족학교에 대한 체계적인 증설 등을 순차적으로 풀어 나갈 방침이다.
학생평가제의 전환 ‘성취평가제’ 톺아보기
경쟁 줄이고·정확한 성취평가... 공교육 이상 실현
올해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성취평가제의 전면 도입으로 학생평가 정책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성취평가제란 학생이 무엇을,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로 ‘무엇을’은 학생이 수업을 통해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능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으로 구체화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란 성취 기준에 도달한 정도로서의 ‘성취수준’을 의미한다. 학생의 능력을 다른 학생이나 집단과 비교하지 않고 교사가 미리 정해 둔 ‘준거’에 비춰 해석하는 준거참조평가로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는지 무엇을 통해 더 나은 성취에 이르도록 하는지 피드백하기 위한 평가제도다.
■ 성취평가제 5등급 활용... 학생 경쟁력 완화 제안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해 교육부가 2023년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없도록 모든 선택과목의 석차등급 병기를 폐지하고 ‘공통과목’의 경우 최소한의 내신 변별을 위해 석차 9등급 병기를 유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학년별 내신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과목에서 성취평가제와 함께 석차 등급제(체육·예술·교양교과(군), 과학탐구실험,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은 등급 미산출)를 병기하기로 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결정했다. 성취평가제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과도기적 측면에서 5등급제를 활용한다는 입장으로 대학입시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학생들의 경쟁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의 또다른 내용으로는 고등학교 성취평가 신뢰도 제고를 위해 공통 점검기준을 마련하고 ‘학교-교육청-외부 점검단’ 3단계 점검을 위해 국가와 시·도에 평가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할 것을 명시하기도 했다.
단위학교에서는 성취평가제를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국가 교육과정에 근거해 학기단위 성취수준을 진술하고 이를 통해 수업과 평가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에서는 성취수준 설정을 위한 분할점수 산출 방식 관련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자료 개발 및 연수 제공 등을 지원해 왔다.
■ 성취평가제의 성취기준, 어떻게 구분되나
성취평가제에서 성적은 성취도(A~E 또는 A~C)로 나타나며 각 성취도를 구분하는 최저 점수는 분할점수 또는 준거점수라고 한다. 성취평가에서 학생의 성적(성취도)은 분할점수를 근거로 학기말에 평정해 부여한다.
성취수준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로 5수준, 3수준으로 구분한다. 각 성취수준에 대한 진술은 학기초 교과지도 계획과 평가 계획 수립의 바탕이 된다. 나아가 차시별, 단원별 교수학습의 근거가 되며 학생의 학습 성취에 대한 진단과 피드백의 근거로도 사용된다. 성취수준 진술을 미리 설정함으로써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연계할 수 있다.
성취수준을 구체적으로 나누면 △A는 교과목의 교수·학습을 통해 기대하는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에 도달한 능력 정도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성취율 90% 이상 △B는 개념에 대한 이해와 지식 전이 수준 등이 우수한 수준으로 성취율 80% 이상 90% 미만 △C는 배운 지식을 일부 맥락에 적용하고 연계된 기능의 수행정도가 중간정도 수준으로 70% 이상 80% 미만 △D는 기대하는 가치와 태도의 의미를 알고 실천과 적용 범위가 다소 제한적인 상태로 60% 이상 70% 미만 △E는 교과목의 교수학습을 통해 기대하는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에 도달한 능력 정도가 제한된 수준으로 40% 이상에서 60% 미만의 성취율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학기 초에 과목별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을 토대로 교수학습 및 평가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근거해 평가 문항을 출제한다.
평가 신뢰도 제고를 위해 △과목별 채점기준 명료화 △평가 실시 전 학생과 학부모에 채점기준 공개 △동일 과제에 대해 담당 교사 간의 교차 채점 및 검증 △1인 교사 지도시 평가 관련 컨설팅 필요 △채점의 일관성 유지 노력 △채점 완료 후 채점 결과 공개 및 이의신청 과정 진행 등 유의사항 준수가 필요하다.
성취평가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교육부에서는 성취평가 운영 결과에 대한 3단계 모니터링 체제를 운영한다. 국가 수준의 국가 평가관리센터, 시∙도교육청 수준의 시∙도별 평가관리 센터, 단위학교 차원의 자체 점검 부서 등을 통해 성취평가에 대한 촘촘한 질 관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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