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등어보다 흔했는데… 이제는 수입산에 밀려 잊혀지고 있는 '국민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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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고등어보다 흔했는데… 이제는 수입산에 밀려 잊혀지고 있는 '국민 생선'

위키트리 2025-03-20 18: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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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고등어보다 흔했던 '국민 생선'이 있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계절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생선이 우리를 유혹한다. 서민 밥상에도 자주 올랐던 이 물고기는 세월이 흘러도 그 맛이 일품이다. '임연수어'에 대해 알아보자.

2016년 1월 5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에 어민들이 갓 잡아온 임연수어가 가득하다. / 연합뉴스

임연수어는 쥐노래미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몸길이는 45~50cm 정도로, 쥐노래미와 닮았지만 꼬리자루가 가늘고 머리가 작아 구분된다. 몸빛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한국 동해산은 등이 연갈색과 초록빛이 섞이고 배는 흰색을 띤다.

반면 북태평양에서 온 수입산은 노랑이나 초록 바탕에 검은 세로줄이 선명하다. 이 물고기는 한국 동해 북부, 일본 홋카이도, 오호츠크해 연안에 주로 서식하고, 수심 20~100m 암초 지역에서 무리를 지어 산다. 찬물을 좋아하는 냉수성 어종이라 여름엔 북태평양 한류를 따라 북상하고, 가을부터 겨울 사이 얕은 바다로 돌아온다.

임연수어는 평안도 방언으론 '이민수', 강원도에선 '새치'라 부르는 등 지역마다 명칭이 다르다. 영어론 '오호츠크 애트카 매커럴(Okhotsk Atka Mackerel)'로, 알래스카 애트카 섬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일본에서도 같은 종이 유통되지만, 기름기가 적어 국산만큼 맛이 나진 않는다.

역사 속 임연수어는 조선시대부터 기록에 남아 있다. 동국여지승람엔 '임연수어(臨淵水魚)'로, 깊은 바다에서 뭍으로 다가오는 물고기로 소개됐다. 난호어목지엔 함경북도에 살던 임연수란 사람이 이 물고기를 잘 잡아 그의 이름을 따 '임연수어(林延壽魚)'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실렸다.

임연수어 자료 사진. / Shpatak-shutterstock.com

임연수어의 제철은 산란 후 살이 오르는 봄, 2~5월이다. 2022년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4월은 임연수어가 가장 맛있는 시기로 꼽힌다. 겨우내 차가운 바다에서 지내며, 살이 단단해지고 기름기가 올라 고소함이 배가 된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조화를 이룬다.

강원도 속담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팔아먹는다'나 '임연수어 쌈 싸 먹다가 천석꾼이 망했다'는 말은 그 맛이 얼마나 뛰어난지 엿볼 수 있다. 수입산은 지방이 많아 느끼할 수 있지만, 제철 국산은 신선함과 풍미가 다르다.

임연수어는 군집성이 강한 한해성 어종이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꼬리지느러미가 깊게 갈라져 있다. 먹이는 작은 물고기, 갑각류, 플랑크톤, 오징어 등으로 다양하다. 홋카이도에선 무리가 소용돌이를 그리며, 플랑크톤을 먹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산란기는 9월부터 이듬해 2월로,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둥지를 지킨다. 임연수어는 효능도 뛰어나다. 국립수산과학원 영양성분표에 따르면, 임연수어 100g엔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가 풍부하다.

임연수어 구이 자료 사진. / Honki Kumanyan-shutterstock.com

고등어 100g에 EPA 1.2g, DHA 1.8g이 있다면, 임연수어는 비슷한 수준으로 혈관 건강과 혈액순환도 돕는다. 특히 DHA는 두뇌 발달에 유익해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다. 칼슘도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요리법은 구이가 최고다. 제철 임연수어는 배를 갈라 펴고, 소금만 뿌려 석쇠나 프라이팬에 굽는다. 기름을 적게 써도 지방이 많아 바삭하게 익는다. 껍질을 먼저 구워 쫄깃함을 살리고, 살은 양념 없이도 고소하다. 말려서 자반으로 만들면 쌈밥으로도 별미다.

튀김은 살이 무른 탓에 맛이 덜하고, 수입산은 카레 가루를 묻혀 튀기기도 한다. 간장(5T), 레몬즙(5T), 설탕(3T), 식초(3T), 물(3T), 간마늘(1T), 고추(2개)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끓이면, 살에 곁들여 느끼함을 줄일 수 있다. 뱃살은 전분을 묻혀 구우면 더 바삭하게 즐길 수 있다.

먹을 때 주의할 점은 크고 날카로운 가시다. 특히 꼬리와 지느러미 근처 가시를 조심해야 한다. 또한 수입산은 냉동 유통 과정에서 비린내가 강해질 수 있으니, 구매 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임연수어는 한때 고등어보다 흔했던 국민 생선이었다. 70~80년대엔 저렴한 가격에 단백질과 지방질을 책임졌고, 시장에서 자반으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오늘날 수입산에 밀려 인지도는 낮아졌지만, 제철에 맛보면 그 오해가 싹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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