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A씨가 ‘나 식기세척기에 당첨됐대’란 제목의 글을 20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올려 자신이 겪은 황당한 일을 소개했다.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5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에게 드리는 혜택에 당첨됐습니다.“
어느 날 자신을 카드사 상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오더니 장기 이용자에게 주는 혜택에 당첨됐다면서 냉장고, TV, 에어컨, 컴퓨터, 식기세척기 같은 고급 가전제품 중 하나를 고르면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A씨에게 제안했다.
마침 식기세척기가 필요했던 터라 A씨는 솔깃했다. 상담원이 주소를 불러주며 맞는지 확인했다. 맞는다고 답했다. 상담원은 일주일 내로 배송을 완료하겠다더니 갑작스레 월 13만 5000원씩 5년 만기 적금 상품에 가입시키겠다는 말을 꺼냈다. A씨는 당황스러웠다. "그건 싫은데요"라고 하자 상담원은 재빠르게 설득에 나섰다. "13만 5000원은 소액이라 부담이 적어요. 또 5년만 넣으면 810만 원이라는 목돈이 생겨요. 많은 고객이 만족했답니다."
5년은 금방 지나간다는 말, 5년 만 지나면 목돈이 생겨 좋지 않겠느냐는 말에 순간 흔들렸다. “고가의 최신 가전제품은 금융상품 가입자만 받을 수 있어요. 5년만 있으면 목돈과 가전제품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기회랍니다.” 달콤한 유혹이 귀를 파고들었다. A씨 머릿속이 잠시 멈췄다. '이거 괜찮은 걸지도?'라는 생각이 스쳤다.
상담원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A씨 입에서 동의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상담원은 약관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주민등록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다. 아직 가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A씨는 "잠시만요"라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일단 가전제품을 먼저 보내드리고, 나중에 문자로 금융 가입 설명을 안내할 테니 천천히 결정하세요." 그러면서 또 주민번호를 요구했다.
A씨는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가전제품을 보내도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속사포 같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그러더니 "상품을 받으면 동의한 걸로 간주하지만, 언제든지 고민하고 취소할 수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A씨는 "금융 상품을 중도 취소하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다. 상담원은 다시 잠시 멈칫하더니 약정상 상품을 받은 뒤 1년 안에 취소하면 70%, 1년 지나면 50%, 3년 지나면 30% 환불된다고 설명했다. 더 들을 것도 없었다. A씨는 전화를 끊었다. 괘씸한 마음에 카드 또한 끊을 결심까지 했다.
카드사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소비자를 유혹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겉으론 매력적인 혜택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불필요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거나 개인정보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카드사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유사한 사기 피해 신고는 1만 건을 넘고 피해액은 1965억 원에 이른다.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갑작스런 전화로 혜택을 제안받으면 즉시 의심해야 한다. 정식 금융기관이라면 고객 동의 없이 계약을 진행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화가 오면 발신 번호를 확인하고, 의심스럽다면 해당 기관의 공식 고객센터에 직접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먼저 물건을 보내고 나중에 결정하라"는 제안은 함정일 가능성이 높다. 물건을 받으면 계약이 성립했다고 주장하며 빠져나가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특히 주민등록번호는 절대 쉽게 넘겨줘선 안 된다. 정보가 유출되면 대출 사기나 신분 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할 땐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고, 해지 조건이나 수수료를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불분명한 답변이나 망설이는 반응이 보이면 즉시 대화를 끝낸다. 수상한 전화라는 확신이 들 경우 금융감독원(국번 없이 1332)이나 경찰에 신고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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