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위해 포스코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2분. 포스코홀딩스가 매년 주총일 오전 모든 출입문을 봉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하 4층 주차장으로 향했지만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직원들의 긴 줄이 지하주차장으로 이어졌다.
직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조합원 조끼와 머리띠를 한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노조원들이 회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합류했다. 명함을 확인하고 확인된 직원들만 내부로 안내하던 보안직원들은 노조원들을 막아섰다. 운행하던 엘리베이터도 멈춰섰다.
매년 정기 주총마다 이어지는 입장 통제에도 직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기자와 함께 입장 대기 중이었던 포스코 직원 D씨는 "주총날 회사가 입장을 통제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하로 왔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직원들처럼 7시 전에 출근했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미 주총이 시작된 9시4분, 노조원들과 대치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주차장 밖으로 나왔다. 회사 옆 카페는 이른 시간임에도 포스코 직원들로 만석이었다. 카페에서 만난 포스코 직원은 "회사 문이 닫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회사에 주주임을 밝혔음에도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70대 주주 A씨는 "오전 7시30분에 이곳에 도착했고 8시부터 입장이라고 해서 기다렸으나 9시에 다시 오라고 회사가 재차 입장을 거부했다"며 "주주임을 증명하기 위해 신분증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40년째 주식을 보유 중인 80대 주주 B씨는 "최근 주가가 너무 떨어져서 의견을 개진하러 왔는데 9시에 시작한 주주총회가 거의 끝나갈 시점인데도 회사가 입장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노조원 C씨는 "대화를 하고 싶어서 주총장을 찾은 것 뿐인데 모든 입구를 통제하며 과잉 대응하는 회사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취재 장소를 옮겨 다시 회사 건물로 들어온 것은 9시53분이다. 보안요원들은 출입을 원하는 직원들의 명함과 사원증을 모두 확인한 뒤에 출입을 허락했다.
센터 1층 중앙에는 주주명부 확인 절차 진행을 위한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지만 주주들은 드물었다. 주주 확인을 받은 사람들도 본 행사장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회사가 자리 부족을 이유로 영상 중계장소로 주주들을 안내해서다. 주주들은 항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주들의 반발에도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신 주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항상 주주 여러분의 기대와 관심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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