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당구 PBA 골든큐 시상식장. ‘당구 여제’ 김가영(42)에 대한 소개 문구는 유난히 길었다. 올 시즌 워낙 많은 대회들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우승 대회 나열이 유난히 길어지자 수줍게 웃는 김가영의 모습에 현장에 모인 프로당구 선수와 관계자들도 미소를 지었다.
김가영의 올 시즌은 특별했다. 지난 시즌까지 5개 시즌에서 7차례 우승을 한 그는 올 시즌에 무려 7회나 정상에 섰다. 특히 프로당구(PBA)-여자프로당구(LPBA)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3번째 우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14승째를 달성했다. LPBA에서는 최초로 단일 시즌 누적 상금 3억원(3억4090만원)을 돌파했고, 통산 누적 상금을 6억8180만원으로 불렸다. PBA를 합치면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빼어난 활약에 힘입어 김가영은 시상식장에서 가장 분주한 선수였다. 이날 그는 대상과 함께 베스트 애버리지상, 뱅크샷상, 제비스코 상금왕까지 총 4개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도 일품이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그는 “지난 시즌 이 자리에 섰을 때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올 시즌에 조금 더 잘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포켓볼 선수로서는 1~1.5세대일 정도로 선배 축에 드는 편이었는데, 3쿠션 선수으로서는 몇 년 안 된 새내기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개인 성장뿐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멋진 선배가 되겠다. 앞으로 많이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가영은 3쿠션 선수로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그간 인터뷰에서 늘 말해왔다.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지만, 자세를 낮추며 여전히 성장을 추구해왔다. 베테랑 김가영과 함께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만 17세 23일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신예 김영원 등 신구 세대의 맹활약으로 프로당구는 올 시즌 유독 주목을 받았다.
프로당구협회도 올 시즌을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있다. 김영수 PBA 총재는 “올 시즌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성과를 냈다. 베트남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PBA 첫 해외 투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더 큰 세계로 뻗어나가는 PBA가 될 것이다. 팀 리그는 최초로 일산 전용구장을 떠나 광명시와 함께 하는 대회를 개최해 호응을 받았다. PBA 미래인 새로운 얼굴들도 발굴되고 있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배출됐다. PBA가 전 세계 당구 유망주들의 꿈의 무대가 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시즌을 돌아봤다.
프로당구뿐 아니라 프로스포츠에서는 ‘신구 스타 선순환’이 중요하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도 겸손해하며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김가영의 모습에서 프로당구의 밝은 미래가 엿보였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