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상조업계가 단순 장례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객의 전 생애를 케어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사업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전통적 상조 서비스의 한계를 인지한 업계 주요 기업들이 선수금 및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해 여행, 결혼정보, 반려동물, 교육·렌탈 등 다양한 신사업 영역에 도전하면서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상조 시장은 그간 장례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최근 경제 여건 변화와 고객 수요 다변화에 따라 업계 내 전환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환서비스 확대는 단순 비용 회수 수단을 넘어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케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분석한다.
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 등 주요 기업들이 제공하는 여행, 웨딩, 결혼정보, 문화·여행 패키지 서비스는 고객들이 상조 가입 후 누적된 선수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전환서비스는 202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전년 대비 8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전환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최근 상조 시장 선수금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다양한 신사업 모델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확장은 고객층 범위를 확대하고 장기적인 수익구조 마련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금 활용 서비스, 지속적 혜택에 고객 만족도 향상
상조업계의 신사업 확장은 장례 서비스 개선을 넘어서 고객의 인생 전반에 걸친 ‘토털 라이프케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는 장례, 여행, 웨딩, 결혼정보 등 다양한 전환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상조 가입 후에도 지속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최근 결혼정보 회사 노블레스수현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 맞춤형 결혼정보 서비스를 출시해 가입 상품가 이상의 결혼정보 혜택을 제공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고객이 성혼부터 웨딩, 허니문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서비스는 바쁜 일상 속에서 결혼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25세 이상의 미혼 남녀와 재혼, 또는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 등 다양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이번 제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교원라이프 역시 결혼정보 전환 서비스 확대를 위해 노블레스수현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시니어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결혼 상담 및 이벤트를 진행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진행된 행사에서는 가입자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특별 이벤트가 마련돼 결혼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상담 기회를 제공했다. 고객 맞춤형 매칭 시스템과 후속 관리 프로그램을 포함해 고객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양사의 전략은 장례와 관련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의 인생 주요 이벤트인 결혼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상조 가입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람그룹 계열사인 비아생명공학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생체보석 브랜드 ‘펫츠비아 엣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 중이다.
‘펫츠비아 엣지’는 반려동물의 털이나 분골에서 생체원소를 추출해 합성보석으로 제작하는 제품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한 추억을 기념하는 특별한 상품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 반려동물 셀렉샵 ‘도프너’ 1호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바 있으며 앞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에 이어 성공적인 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보람그룹은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존 사업과 연계해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도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기존 사업과 연계한 상조·여행 결합 상품을 선보이며 렌탈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다.
◆AI 활용·프리미엄 시장 진출 가능성...서비스 확장 가속화
경제 상황과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라 고객들은 전통적인 장례 서비스보다 장기간에 걸친 다양한 혜택과 경험을 선호하게 됐다. 상조업계의 사업 확장은 상조 가입 시 발생하는 선수금을 단순 비용 회수 수단이 아닌 여행, 웨딩, 결혼정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재가입률을 향상시키려는 전략이다.
이런 전환서비스는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실제 이용률도 여행 패키지, 웨딩 서비스 등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경우 지난 3년간 여행 상품 이용 비중이 45%에서 75%까지 상승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하나의 사업 영역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도 한다.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조업계는 안정적인 선수금 기반을 더욱 다각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시장 경쟁 심화와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분산 효과가 있다.
상조업계의 토털 라이프케어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는 이미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상담 및 예약 시스템을 도입 중이며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되고 있다. 보람그룹은 반려동물 프리미엄 시장에서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장할 계획을 밝혀 국내외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반려동물 제품 시장은 향후 2030년까지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계의 서비스 확장은 고객 만족도 제고와 함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확장과 전환서비스 확대가 기존 소비자 보호 규정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가 규제 당국과 협력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서비스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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