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간판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온라인에서 스펙 대비 생각보다 돈 많이 버는 직업으로 소개된 게 있다. 개인병원의 '실세'인 상담실장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포모스에 개인병원 상담실장의 연봉이 추정됐다.
외모와 영업력이 따라주면 연봉 5000만원~1억원, 여기에 외국어 실력까지 가미되면 연봉 1억원~1억5000만원이라는 주장이다. 'K-의료'로 외국에서 성형하러 많이 방한하니 외국어 능력도 연봉 가산 요소라는 얘기다.
이는 일정 부분 사실에 부합한다는 듯하다.
이건민 성형외과 전문의는 유튜브에서 "1타 상담실장 월급은 1000만원이 넘는다"며 "왜냐면 의사들은 '이 사람이 없으면 우리 병원은 티켓팅이 안 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의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테크니션일 뿐이다"며 "의사들은 많은 시간을 의술에만 쓰다 보니 일만 잘하는 사람이 돼버렸다"며 "의사들은 세상에 있는 지식을 모르고 나오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상담실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개인병원에 가면 의사에 앞서 코디네이터 또는 상담실장이라는 사람을 먼저 만나게 된다. 진료과정이나 비용을 상담해 주는 인력으로, 병원 중간 관리자 또는 총괄 매니저다.
병원 경영도 위기를 맞자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환자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도입된 병원 상담실장의 위상은 병원 매출을 좌우할 정도까지 올라왔다.
상담실장을 고용하는 병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성형외과, 치과, 안과, 피부과, 비뇨기과, 한의원 등이다. 보험급여 환자가 많은 내과나 소아과는 굳이 '영업’할 이유가 없기에 대체로 상담실장을 고용하지 않는다.
병원 상담실장 자료 사진. / Dragon Images-shutterstock.com
쌍꺼풀 수술, 성기 확대, 치아미백 등 비급여 항목 시술비는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백만원에 이른다. 상담실장이 환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
상담실장을 고용하면 병원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 말고도 환자가 시술에 불만을 표할 경우 의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의사가 환자와 돈(수술비)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 일을 상담실장이 대신하기 때문에 의사는 진료에 전념할 수 있다.
영업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담실장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외모라고 한다.
이들은 월급 외에 실적에 따라 대부분 인센티브를 받는다. 일부 상담실장들은 아예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차리기도 한다.
병원 자료 사진, / KPG-Payless-shutterstock.com
상담실장은 보건 전공 혹은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맡을 수 있는 자리다. 상담실장 주요 배출 창구인 간호조무사는 고졸 이상 학력으로 1년의 간호학원교육과 780시간의 실습 시간을 이수하고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들로서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다.
고수익 직종이다 보니 매출 압박 스트레스는 따라온다는 후문이다.
유튜버 '병원언니TV'는 최근 영상에서 "내가 오늘 몇 명 상담했고 그중 몇 명이 결제했느냐가 상담실장의 실적이다"며 "매출 압박이 심한 병원은 매일 업무 마감하면서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이나 메신저로 실장별 당일 실적을 업데이트시켜 경쟁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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