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투자 아닌 투기판 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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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투자 아닌 투기판 된 대한민국

머니S 2025-03-20 09:33: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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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잘못된 투자 방식으로 큰 피해를 본 이들이 적지 않다. 주식이나 부동산 외에도 가상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묻지 마 투자'가 성행한 탓이다.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문제가 커진 '불완전판매'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투자(投資·investment)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것을 말한다. 주권, 채권 따위를 사기 위해 자금을 쓰는 일이 포함된다. 투기(投機·speculation)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하는 행위인데 시세 변동을 예상해 차익을 얻기 위해 하는 거래를 뜻한다.

'투자'와 '투기' 모두 '이익'을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본질적 의미는 확연히 다르다. 투자는 거래대상의 가치변화가 핵심이어서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가치에 주목한다. 당장은 손해를 볼 수 있더라도 앞으로 가치가 개선될 가능성을 분석하고 판단한다. 투기는 막연한 희망으로 단기 시세차익에 목적을 둔다. 치고 빠지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투자가 아닌 투기를 택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 건 투자와 관련한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사람들이 경제와 금융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 이른바 '대박'에 대한 꿈을 안고 '투기'를 '투자'로 포장했다. 물론 몇몇은 운이 좋아서 일시적으로 수익을 냈을 지라도 무리한 투자는 '손실'로 귀결되기 일쑤다.

투자는 훌륭한 자산 증식 수단이다. 물론 큰 수익을 내려면 그만한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험을 인식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지식'은 필수다. 특히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영역에서 불안요소가 가중되면 미래를 내다본 장기투자보다는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기판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현재 상당수 개미들은 테마주를 좇아 단타(단기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국내 투자 관련 교육 기관으로는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교육원이 대표적이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투자시장의 성장과 변화 속도에 발맞추기엔 역부족이다. 교육은 협회나 기관만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거래를 중개하며 투자자를 직접 상대하는 증권사와 운용사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가상자산의 경우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여서 무턱대고 뛰어드는 이들의 이성적 판단을 도울 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점도 해결과제다.

올바른 투자교육은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넘어 기업과 투자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은 시장 관계자 모두가 공감한다. 가치투자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투자할 때 그들의 선택이 환경, 사회, 기업의 윤리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투기'보다는 '투자'를 장려하는 교육을 통해 자산 증식의 기회를 보다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업계 일각의 가설도 설득력을 얻는다.

자본시장의 필수요소인 '투자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등 장기적 관점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 거창하게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를 외치기보다 올바른 투자교육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투자교육은 주입해서 가르치는 게 아니라 투자자와 소통하는 행위의 연장선이다. 본업에서 벗어나지 않는, 미래를 위한 진정한 ESG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

박찬규 머니S 증권부장 박찬규 머니S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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