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계 삼손?'…'환갑의 챔피언' 사이그너 "나는 최고의 모발 이식을 받았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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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계 삼손?'…'환갑의 챔피언' 사이그너 "나는 최고의 모발 이식을 받았다" [인터뷰]

빌리어즈 2025-03-20 04:47: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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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의 챔피언'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뜬금 없이 자신이 받은 '모발 이식'을 언급했다. 이는 그가 당구에서 가장 중요한 체력과 멘탈을 설명하기 위해 꺼낸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환갑의 챔피언'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뜬금 없이 자신이 받은 '모발 이식'을 언급했다. 이는 그가 당구에서 가장 중요한 체력과 멘탈을 설명하기 위해 꺼낸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최고의 모발 이식을 받았고, 외모가 젊어지면서 마음도 젊어졌다. 그래서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하" 

환갑의 나이로 세계 최고 상금이 걸린 '프로당구(PBA) 투어 월드챔피언십'을 우승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는 우승 인터뷰에서 뜬금없이 '모발 이식'을 고백했다.

며칠 전 프로당구 24-25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에서 우승한 사이그너가 시상식 후 미디어룸에서 열린 기자단 공식 인터뷰에서 고령으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온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그는 곧바로 "농담이다"라고 말했지만, 과학적으로도 외모가 바뀌면 생각과 행동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이 자리에서 사이그너는 PBA 투어에 지난 23-24시즌에 처음 데뷔할 때 자신은 "대머리였다"라고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당시 PBA 데뷔전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하며 "역시 월드클래스는 다르다"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그의 말처럼 '대머리'였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랐던 사이그너. 그는 인터뷰에서 이 당시를 가리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랐던 사이그너. 그는 인터뷰에서 이 당시를 가리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물론, 키가 훤칠한 사이그너는 평소 몸 관리를 열심히하기 때문에 웬만한 젊은 남자보다 몸이 좋아서 소위 '꽃중년'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이그너는 자신의 나라 튀르키예에서는 당구선수임과 동시에 배우, 가수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는 연예인이다. 그가 PBA 투어 첫 우승 당시에 동행했던 부인 셰나이 귀를러도 튀르키예의 유명 여배우다.

과거에 사이그너가 튀르키예당구연맹 집행부의 비리 문제로 세계대회 출전을 보이콧했던 7년 동안에 그는 음반을 내고 배우로 드라마에 출연하고 쇼를 진행하면서 당구선수 시절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쇼맨십과 입담이 좋은 사이그너는 영화관에 모인 관객들을 상대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종의 '원맨쇼'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나는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도 젊다고 느끼고 힘이 넘친다. 이러한 부분이 내 경기력에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사이그너에게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한 이유…"나는 프로페셔널이다"

사이그너는 항상 '프로페셔널'했다. 7년의 보이콧을 마치고 지난 2014년에 당구선수로 복귀했을 때 바닥부터 다시 출발해 세계 정상까지 올라오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 것도 이를 증명한다.

더군다나 그가 당구계에 없던 7년의 공백기에 3쿠션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사이그너는 당시에도 막 50대에 접어든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때도 사이그너 앞에는 항상 자신보다 10살, 20살, 심지어 34살이나 어린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있었지만,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사이그너는 "나는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도 젊다고 느끼고 힘이 넘친다. 이러한 부분이 내 경기력에 직결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경쟁하는 선수들은 15~20살 차이가 나는 선수들이다. 그들은 나보다 열정이 뛰어나고 에너지가 넘친다"라며 "하지만, 나는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이 있다. 나는 프로 당구선수이고 언제나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며 항상 이겨야 한다. 그것이 챔피언의 마음가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이그너의 답변은 과거에도 인터뷰에서 그가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이고, 기자를 포함해 그와 이야기를 나눠 본 이들은 "정말 프로페셔널한 선수"라는 평가를 빼놓지 않는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사이그너는 젊은 선수들보다 더 강한 체력과 집중력을 앞세워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사이그너는 젊은 선수들보다 더 강한 체력과 집중력을 앞세워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사이그너는 당구선수 중 '파워 세계 1등'이라는 강동궁을 월드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이겼다. 강동궁과 같은 세계 최정상의 선수를 한 대회에서 두 번 모두 이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사이그너는 당구선수 중 '파워 세계 1등'이라는 강동궁을 월드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이겼다. 강동궁과 같은 세계 최정상의 선수를 한 대회에서 두 번 모두 이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월드챔피언십 우승의 원천은 '체력과 집중력'

평소 사이그너는 몸 관리를 통해 스스로 '프로'라는 사실을 팬들에게 증명해 왔고, 실제 운동을 통해 좋아진 체력은 그보다 한참 어린 선수들과의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왔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사이그너는 젊은 선수들보다 더 강한 체력과 집중력을 앞세워 첫날부터 마지막 날 결승전까지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사이그너는 젊음이라면 PBA에서 단연 첫손가락에 꼽히는 2006년생의 '무서운 10대'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를 32강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완파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파워와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헐크' 강동궁(SK렌터카)까지 3-1로 꺾었다.

이어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에서 이겼던 한국의 '40대 기수' 박인수(에스와이)도 재차 3-1로 누르며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에서 대결한 김종원은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만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75년생이지만, 자신보다 11살이나 어리고 또 PBA 투어 경험이 많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는데, 사이그너는 세트스코어 3-1로 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우승상금 2억원을 향해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된 8강에서는 29살 연하의 '스페인 신성'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준결승에서는 재대결을 벌인 강동궁에게 161분의 혈투를 4-2의 승리로 장식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16살 아래의 자국 후배 선수인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를 압도하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4-2의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제주도에 와서 나는 하샤시와 매일 1만6천보씩 걸었다. 당구는 힘이 있어야 하는 스포츠다"

사이그너 "당구는 힘과 강인한 신체가 필요한 스포츠다"

이처럼 사이그너는 우승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체력과 집중력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정상에 올라섰다.

그는 "나는 운동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강인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발가락을 다쳐 한 달 동안 근육량이 많이 줄었고, 나이가 들면서 신체가 변화하는 폭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제주도에 와서 하샤시와 매일 1만6천보씩 걸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못 했지만, 꾸준히 걸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많은 에너지가 남아 있고, 에너지를 방출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또 당구라는 종목은 힘이 있어야 하는 스포츠다. 단순한 힘보다는 강인한 신체가 당구에 큰 도움이 되고, 당구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이그너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강인한 체력과 멘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이그너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강인한 체력과 멘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이그너는 체력의 중요성과 함께 멘탈도 강조했다.

그는 "소속 팀이 바뀐 것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 좋지 않았던 이유는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며 "아무래도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오랜 여행은 나를 외롭게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튀르키예와 한국을 오가는 생활이 지루했을 때도 있었고, 당구를 즐기고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까먹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 아내와 많이 얘기했고, 8차 투어 32강에서 팔라손에게 패한 다음 하샤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때 나는 '당구를 즐기고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만이 아니라 쟁취를 위한 마인드컨트롤이었다. 8차 투어가 끝나고 연습을 많이 했는데 발가락 골절 사고를 당하면서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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