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공은 오묘한 색을 지니고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테니스공의 색깔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CNN 등 다수의 언론에서도 보도된 적 있으며, 2018년에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로저 페더러에게 이를 직접 물어보고 '노란색'이라는 답변을 받은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흰색이었던 테니스공.. 국제테니스연맹이 발표한 공식 색은?
본래 테니스공의 색은 흰색이었다. 테니스는 귀족 스포츠의 하나로서 전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복장 규정이 까다로웠다. 윔블던 대회는 아직까지 흰색 복장을 드레스코드로 규정하고 있는데, 옷뿐만 아니라 신발, 양말, 헤어밴드, 손목밴드 모두 흰색이어야 한다. 때문에, 공 역시 흰색이었다.
그러나 컬러 TV가 보급되며 TV에서 흰색 공이 잘 보이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국제테니스연맹은 TV 화면에서 공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지금의 테니스공 색을 지정해 공식구로 발표했다.
국제테니스연맹이 발표한 테니스공의 공식 색은 '옵틱 옐로우(Optic Yellow)'다. 이는 형광 노란색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름에 '옐로우'가 붙었으니, 테니스공은 노란색이라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 것일까?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옵틱 옐로우'의 정의는 '밝은 형광빛으로 노란색과 초록색 사이에 위치한 테니스공의 색'이다. 이름만 노란색일 뿐, 결국 연맹의 공식 답변도 논란의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했다.
테니스공, 초록색이면서 노란색.. '연두색'으로 정의 가능
이후 실제로 테니스공의 색을 확인해본 실험 결과가 나왔다. 초록색은 500~570nm의 파장에서, 노란색은 570~590nm 파장의 빛으로 정의된다. 결과는 놀라웠다. 테니스공에서 초록색과 노란색의 범위를 모두 포함하는 파장 값이 관찰된 것이다.
실제로 초록색과 노란색은 서로 이웃한 색으로, 그 경계가 매우 애매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계가 없다. 파장은 연속선상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색이라는 심리적인 범주로 이를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테니스공의 실제 색은 '연두색'이라고 답할 수 있다. 초록색이면서도 노란색인 색은 연두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구권에는 '연두색'이라고 지칭하는 색이 없기 때문에 테니스공의 색깔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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