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다채롭고, 또 예측불가할 수 있을까. 타츠키 유키노부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단다단(Dandadan)’은 초자연 현상과 청춘 로맨스, 코믹과 호러까지 아우르며 그야말로 ‘장르의 향연’을 펼쳤다. 방영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남겼다.
괴이함과 감성이 교차하는 세계관
‘단다단’은 외계인을 믿는 소녀 오모모 아이라와, 유령의 존재를 신봉하는 소년 오카란이 초자연 현상을 둘러싸고 벌이는 기묘한 사건들을 그린다. 유령과 외계인, 영적 에너지와 미확인 생명체가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세계지만, 이 안에서 싹트는 청춘의 감정은 의외로 섬세하고 따뜻하다. 괴이함 속에서 청춘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화와 연출, ‘미친 디테일’의 향연
애니메이션화 발표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화는 방영 내내 실망을 모른다. 액션과 초자연 현상이 어우러진 장면들은 박력 있게 그려졌고, 호러적 연출은 기묘하고 불편할 정도로 세밀했다. 특히 외계인의 디자인과 영적 존재들의 묘사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연출 면에서도 개그와 호러가 공존하는 신(scene) 전환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힘, 그리고 관계의 설득력
‘단다단’의 중심에는 오카란과 아이라가 있다. 한없이 내성적이지만 근본적인 정의감을 지닌 오카란과, 밝고 활발하며 때로는 무모한 아이라는, 전형적이지만 동시에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이 초자연 현상을 겪으며 보여주는 감정선은 코믹함을 넘어서 진정성 있게 다가왔고, 두 사람의 관계 변화는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강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단점을 꼽자면?
극의 전개 속도가 빠르다 보니 일부 사건의 배경이나 설정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다양한 장르가 혼재된 만큼, 특정 장르를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조차도 ‘단다단’이 지닌 독특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진다.
애니메이션 ‘단다단’은 단순한 초자연 판타지가 아니다. 그것은 괴이하고 기묘하지만 동시에 유쾌하고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이며, 무엇보다도 한 편의 청춘 소동극이다. 유령과 외계인이 어우러진 이 비범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는 두 소년소녀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참신한 세계관과 뛰어난 작화, 그리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낸 이 작품은, 2020년대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가장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경험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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