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받은 우리금융…보험사 인수, 내부통제 개선 계획에 달렸다

[이데일리 이수빈 김나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19일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미흡을 이유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 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에 대해서는 3월 중 금융위원회에 검토 결과를 전달할 계획이다. ‘조건부 승인’을 기대하는 우리금융지주 역시 보험사 인수를 위한 조건 충족에 전력할 방침이다.

이미지 크게 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이날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1월 동양·ABL 생명에 대한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신청함에 따라 경영실태평가 부분을 우선 처리했으며 정기검사 결과도 현재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회사 경영실태평가는 금융지주회사와 그 자회사 등의 경영건전성 유지를 위해 감독 당국이 그룹 전체 차원에서 금융지주사의 현황을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대상은 크게 리스크 관리, 재무상태, 잠재적 충격 등 3개 평가부문으로 나뉜다.

금감원은 이번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직접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인수 등 주요 의사 결정 시 사전검토, 자회사 리스크 한도 관리와 주요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 관리 등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며 “최근 금융권에 만연한 내부통제 부실과 이에 따른 금융사고 빈발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최대 관심사는 동양·ABL 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다. 금감원은 지난 1월 1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다. 법령상 승인요건인 사업계획의 타당성, 재무상태, 경영 관리 건전성을 심사한다. 특히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 추가자료도 제출받았다. 자회사 편입의 ‘조건부 승인’ 여부에 이 원장은 “(내부통제 개선 계획이) 실현 가능하고 지금 보이고 있는 부정적 실태를 바꿀 수 있다고 금융위원들이 확신할 수 있다면 긍정적일 것이다”며 “단순히 개선 방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개선될 수 있는지를 감독원이든 금융위든 설득하는 문제가 있고 (우리금융도)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최종 인가 여부는 법률상 심사 기한 등을 고려할 때 오는 5월쯤 나올 전망이다.

금융지주사 감독 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3등급 이하면 자회사 인수가 원칙적으로 어렵지만,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아니다. 3등급 이하여도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우선 동양·ABL 생명 인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등급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니 보험사 인수를 위해 성실히 준비하겠다”며 “그에 맞도록 자본 확충,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 등 당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크게 보기 우리은행 본사 전경.(사진=우리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