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에서 지난해부터 파이팅을 외치듯 쓰는 인사말이 있었다. 베네수엘라 선수 빅터 레이예스(31)로부터 배운 ‘푸에르테’(fuerte)다. 스페인어 ‘푸에르테’는 ‘강하다’(strong)는 뜻이다. 김민호 수비코치는 취재진에게 “덕분에 분위기가 더 활기차졌다. 레이예스에게 ‘푸에르테’라고 인사해보라. 우리처럼 좋은 기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예스는 “사실 난 성격이 차분하지만, 장난은 많이 치는 편”이라며 “‘푸에르테’ 덕분에 모든 동료가 나를 좋아해줘서 금세 팀에 적응했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부산과 롯데
롯데는 레이예스가 팀 케미스트리에 미치는 영향을 높게 평가한다. 지난해 11월 재계약을 서두른 것도 그를 최우선순위에 뒀기 때문이다. 레이예스 역시 롯데에서 뛰기를 원했다. 그는 “시즌을 마치고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 ‘하루빨리 부산에 돌아가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야구는 미국에서 해온 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맨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문화적으로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팀과 한국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운 롯데 동료들이 정말 많았다”고 고마워했다.
레이예스는 자신을 도운 롯데에 다시 한번 헌신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그는 팀 내 유일하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공·수 양면에서 팀을 지탱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도 “지난 한 시즌 동안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 등 국내 야수진을 새롭게 구축했는데, 모두 레이예스가 버텨줬기에 가능했다”고 칭찬했다. 레이예스는 “오히려 난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컸다”며 “올해는 ‘나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운데)가 훈련 도중 김민호 수비코치(오른쪽)를 뒤에서 껴안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2안타는 과거”
레이예스는 올 시즌 롯데와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202개) 역사를 다시 썼지만, 개인적 목표는 내세우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롯데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서다. 그는 “올해 숫자는 더는 생각지 않는다. 202안타는 이제 과거이지 않은가. 과거는 잊었다”며 “오직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 그리고 우승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상대 투수가 지난해보다 더 분석해올 테니, 나 역시 투수를 철저하게 분석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난 올해 롯데와 다시 함께하게 돼 정말 기뻤다. 우리 팀에 좋은 선수가 정말 많아서다. 이제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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