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꽃, 된장국부터 튀김까지 가능한 식재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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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꽃, 된장국부터 튀김까지 가능한 식재료였다

위키트리 2025-03-19 17:2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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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강원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박씨 종중 재실의 무궁화 /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나라꽃 무궁화는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 덕분에 민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꽃은 여름이면 전국 곳곳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무궁화는 단순히 관상용 식물에 그치지 않는다. 무궁화의 꽃과 잎을 활용해 요리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궁화 / 픽사베이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다. 히비스커스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여신 ‘히비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시리아쿠스는 원산지가 시리아로 추정된 데서 비롯됐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인도 등 동아시아 지역이 주 원산지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생하며, 특히 중부 이남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궁화라는 이름은 한자 ‘無窮花’(끝없이 피는 꽃)에서 왔는데, 이는 7월부터 10월까지 약 100일 동안 끊임없이 꽃을 피우는 특성에서 유래한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는 단명성을 지녔지만, 나무 전체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마치 영원히 지속되는 듯해 민족의 끈기와 희망을 상징하게 됐다.

무궁화 / 픽사베이

무궁화 나무는 높이 3~4m까지 자라며, 반원형으로 퍼지는 형태를 띤다. 가지가 잘 꺾이지 않는 섬유질로 이뤄져 있어 과거에는 울타리로도 많이 사용됐다. 잎은 달걀 모양이거나 마름모꼴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거나 세 갈래로 갈라진 형태를 보이며 어긋나게 붙어있다. 넓은 종 모양의 꽃이 새로운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피어난다. 꽃 색깔은 흰색, 분홍색, 빨간색, 보라색 등 다양하며, 홑꽃과 겹꽃 품종이 존재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꽃 중앙에 붉은 무늬가 있는 품종이 전형적인 무궁화로 인식된다. 열매는 타원형 삭과로, 11월쯤 갈색으로 익으며 씨앗에는 별 모양의 털이 돋아 있다.

무궁화 나무는 키가 크지 않아 정원수나 울타리로 적합하다. 잎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여름이면 짙은 녹색을 띠며 나무에 생기를 더한다. 꽃은 지름 7~12cm 정도로, 5개의 꽃잎이 통꽃 형태로 붙어 있어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준다. 꽃잎은 부드럽고 얇지만, 색감이 선명해 멀리서도 눈에 띈다. 특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무궁화 꽃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저녁이 되면 꽃잎이 오므라들며 떨어지는 모습은 덧없는 삶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무궁화는 단순히 예쁜 꽃을 넘어 철학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무궁화는 원산지인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한반도에서는 신라 시대부터 ‘근화향’(무궁화의 나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십자군을 통해 시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됐으며, 현재는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재배된다. 영어로는 ‘샤론의 장미’로 불린다. 성스러운 땅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는 정원수로, 유럽에서는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병충해에 강하고 재배가 쉬워 다양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일본에서도 ‘ムクゲ’(무궁화)로 불리는데, 정원이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궁화가 식용 가능하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 놀라울 수 있다. 꽃과 잎 모두 먹을 수 있다. 예로부터 한국은 무궁화를 차로 우려 마시거나 약용으로 활용해왔다. 현대에 들어서는 요리법이 다양해지며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무궁화 꽃엔 단백질, 칼슘,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고, 잎에는 섬유질과 미네랄이 많아 영양 면에서도 우수하다. 실제로 과거 어려운 시기에는 무궁화를 식량 대용으로 활용한 기록도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 당시 식량이 부족할 때 무궁화 잎을 쪄서 먹거나 꽃을 말려 차로 마시며 허기를 달랬다.

무궁화 / 픽사베이

무궁화 꽃으론 차를 만들 수 있다. 신선한 무궁화 꽃을 따서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한다. 꽃잎을 햇볕에 말리거나 약한 불에 살짝 볶아 수분을 날린 후 뜨거운 물에 우려낸다. 은은한 꽃향기와 함께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불면증 해소와 피로 회복에 좋다고 알려졌다. 꽃의 붉은 부분에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무궁화 꽃차가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준다고 설명한다.

꽃을 활용한 샐러드는 색감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신선한 무궁화 꽃잎을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상추, 토마토 등과 함께 버무려 먹는다.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으로 드레싱을 하면 상큼한 맛이 배가 된다. 꽃잎은 약간의 점액질을 띠고 있어 독특한 식감을 선사하며, 생으로 먹어도 부담이 없다. 또한 꽃을 살짝 데쳐서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나물처럼 먹는 방법도 전통적인 활용법 중 하나다.

무궁화 잎은 튀겨 먹을 수 있다. 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튀김 반죽(밀가루, 물, 소금 약간)을 얇게 입힌다. 170~180도 기름에서 노릇하게 튀겨 소금이나 간장 소스를 곁들이면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과거에는 된장국 재료로 활용하거나 쌈장과 함께 쌈으로 먹기도 했다. 어린 무궁화 잎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무궁화 잎을 무치면 반찬으로 제격이다. 끓는 물에 잎을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버무려 내면 담백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요리가 완성된다. 또한 꽃과 잎을 함께 넣어 죽을 끓이면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는 영양식을 만들 수 있다.

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게 있다. 꽃과 잎은 신선할 때 사용해야 맛과 영양이 최상이다. 꽃은 아침에 갓 핀 것을, 잎은 너무 늙지 않은 연한 것을 고른다. 도심에서 자란 무궁화는 먼지나 오염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으니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고, 가능하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나무에서 채취한다. 처음 먹는 경우 소량을 시도해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궁화는 성질이 차가운 것으로 알려져 과하게 먹으면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꽃의 심이나 씨앗 부분은 쓴맛이 강하고 소화가 어려울 수 있으니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궁화와 가까운 종인 부상화(히비스커스)는 동남아시아와 하와이 등지에서 식용으로 널리 사용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부상화 꽃을 샐러드나 차로 활용한다. 부상화는 말레이시아 국화이기도 하다. 인도에서는 꽃잎을 말려 차나 잼으로 만들어 먹고, 중국에서는 약용으로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마신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히비스커스 티’라는 이름으로 건강 음료로 인기가 많으며, 특히 꽃의 새콤한 맛이 음료로 적합하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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