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아워홈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 부사장은 급식시장 2위인 아워홈을 품고 외식산업과 푸드테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의 지분 매입 및 범LG 일가의 급식물량 이탈 방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한 만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외식사업 강화 위한 과감한 투자..득일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아워홈 지분 58.62%를 약 8695억 원에 인수(양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외 직계비속 2인이다. 양수주식수는 총 1337만6512주로 약 8695억원이다. 구본성, 구미현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38.56%, 19.28%이다. 직계비속 2인 등 기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1.89%다. 인수 예정일자는 4월 29일이다.
1차 거래 종결일인 4월 29일 전에 주식매매계약상 당사자 지위 및 그에 따른 권리 및 의무가 이전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아워홈을 품고 단체급식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외식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화푸드테크 신임 대표로 조용기 F&B(식음)혁신실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10월 취임한 이종승 대표는 약 1년반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에서 한화푸드테크로 사명 변경 후 1년여 만에 대표를 교체한 셈이다. 아워홈 인수를 통한 증폭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부사장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하고 2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대금은 재무적 투자자(FI) 출자금 및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급식물량 이탈 방지 역시 사전에 방지해야 할 문제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별개 회사로 그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범LG계열사의 급식물량을 확보해왔다. LS그룹 주요계열사의 사내급식을 맡아왔다. 하지만 한화로 아워홈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급식 물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화 계열사의 급식 수요로 일부 보충할 수 있겠지만, LG 계열의 물량만큼은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 ‘경영사수’ 의지 밝힌 구지은 전 부회장과 봉합은
아워홈 2대 주주이자 경영 사수를 주장해온 구지은 전 부회장과의 마무리 역시 중요한 관문이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으나 구지은 전 부회장(20.67%)와 구명진 씨(19.6%)이 보유한 지분 역시 절반 가량인만큼 변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조치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 우선매수권 행사 시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아워홈 이사회 3인은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인물로 꾸려져 있는데다 4월까지 인수대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워홈의 매출 회복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의 성과가 있기에 가능했다. 2000년 LG에서 분할 설립된 후 첫 적자에 시달렸으나 구지은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한 2021년 흑자로 돌아섰고 2년 뒤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도별 매출은 2021년 1조7408억원, 2022년 1조8354억원, 2023년 1조983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아워홈에 대해 꾸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던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이나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안정 대책 마련돼야”..직원 신뢰회복 우선
새 수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 확보도 과제로 남아있다. 앞서 이영표 아워홈 경영총괄사장은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명확히 보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괄사장은 지난 2월 사내 내부망에 “과거 아워홈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주주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회사의 성장동력이 무너졌다”라며 “(구미현) 회장님께서 있는 주체를 찾아 경영권을 이양하겠다고 천명했고 다행히 아워홈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만나게 됐다"며 매각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회장님께서 직원들의 안정적 고용 유지와 처우에 불이익이 없도록 계약서에 명기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전국아워홈노동조합은 실제 계약서에 '3년 고용유지' 조항만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매각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국아워홈노동조합은 지난 13일 강서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외면한 채 매각을 진행한 대주주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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