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보험, 어색한 이 조합?...접점 찾으려 끝없이 노크하는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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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보험, 어색한 이 조합?...접점 찾으려 끝없이 노크하는 보험사들

투데이신문 2025-03-19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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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미네 보험소 [사진=삼성생명]
비추미네 보험소 [사진=삼성생명]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업계가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 상담과 버추얼 모델 기용, 팝업스토어 운영 등 낯선 접근 방식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나온다. 다만 보험산업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금융 산업인 만큼 미약하나마 꾸준히 접점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MZ세대의 보험 가입률은 전체 성인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는 타 연령층 대비 MZ세대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로 디지털 친화적인 소비 성향, 복잡한 약관과 긴 계약 기간에 대한 부담, 신뢰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 보험업계는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저성장과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라는 대내외 환경에 처해 있다. 디지털 혁신과 잠재고객 확보가 곧 미래 먹거리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보험사들은 친숙한 방식으로 MZ세대에게 접근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메타버스부터 팝업스토어, 버추얼 모델까지…지속성은?

지난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삼성생명의 ‘라이프놀로지 랩(Lifenology Lab)’ 전시회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일 연구원으로 변신한 관객들이 생애 전반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실험적 작품들을 살펴보는 콘셉트의 이번 전시에서는, 고글을 통해 주행 경로와 날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헬멧, 갱년기 여성 맞춤형 온도 조절 소파,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펜, 심박수 확인 기계 등 다양한 혁신적인 작품들이 전시됐다.

삼성생명의 팝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MZ세대를 대상으로 열었던 팝업스토어 ‘비추미 건강원’에서는 젊은 층이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상품의 특성을 쉽게 설명하고자 체험형 공간을 운영한 바 있다. 이전 팝업이 MZ세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고객의 건강이나 생로병사에서 필요한 부분을 제시한 셈이다.

MZ세대를 향한 보험사들의 노크는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구독형 보험을 선보였고, 삼성화재는 편의점과 협업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MBTI를 연상시키는 MDTI드링크를 출시했다.

MDTI드링크 [사진=삼성화재]
MDTI드링크 [사진=삼성화재]

앞서 삼성생명처럼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경우도 있으며 신한라이프는 버추얼 모델 기용으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주로 SNS 기반의 사이버 인플루언서, 팝업스토어 등을 활용한 경험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는 분위기다. 

이색적인 경험이라는 점에서 고객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에는 단발성에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실제 수년 전 도입했던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되거나 버추얼 모델 기용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사례 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단발성 이벤트나 트렌디한 마케팅이 보험 가입으로 직접 연결되는 경우 또한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는 ‘사람 중심의 금융산업’이라는 특성상 MZ세대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실험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10년 전 600만명을 넘어서던 스키 인구가 현재 반토막이 났다고 한다. 새로운 소비 세대의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는 업종 소멸도 멀지 않다는 얘기”라며 “보험업계에서도 MZ세대의 유입이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결국 접점을 늘려 긍정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버추얼모델 로지 [사진=신한라이프]
버추얼모델 로지 [사진=신한라이프]

보험, 돌고 돌아 ‘사람 중심’ 산업… 새로운 시도는 계속된다

결국 SNS 상의 ‘좋아요’와 ‘공유’가 직접적인 보험 가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긍정적 경험은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만큼 이런 경험들이 쌓여 보험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에 보험사들은 미니보험과 구독 보험, 골프나 가벼운 여행자보험 출시 등 덩치를 줄인 보험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간단하게 전송하기 좋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다만 보험처럼 중요한 금융 상품을 선택할 때는 여전히 신뢰를 중시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메타버스나 SNS 마케팅으로 끌어 온 관심은 일회성이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상담과 정보 제공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위험을 대비하는 장기적 계약이기에 마케팅에도 신중해야 한다”며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MZ세대가 신뢰할 수 있는 보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MZ세대 겨냥 마케팅 강화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지만, 소비자 정보 전달과 적절한 상품 개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 새로운 보장위험 발굴 등을 통해 보험산업의 균형 성장을 도모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보험사는 트렌디한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넘어 MZ세대가 실제로 필요한 보장을 얻을 수 있도록 매력적인 상품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따른 꼼꼼한 상품설명이 동반돼야 보험의 세대 문턱을 낮추는 진정한 의미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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