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AI·고령화 일자리 위기 해법은 ‘네오블루칼라’”[만났습니다]①

이우영 “AI·고령화 일자리 위기 해법은 ‘네오블루칼라’”[만났습니다]①

이데일리 2025-03-19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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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초고령화·AI시대 새로운 직업군으로 ‘네오블루칼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정민 경제전문기자]“아무리 인공지능(AI)이 발달해도 대체 불가능한 직업군이 있습니다.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구현하는 숙련기술인 ‘네오블루칼라’(Neo Blue Collar)입니다.”

AI와 고령화, 각각 반대 위치에서 일자리를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요소다. AI는 많은 일자리를 대체해 실업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을 조합하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직업군이 나온다. 지식형 숙련기술 ‘네오블루칼라’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서울시 영등포구 남부지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단순 육체노동이나 반복적인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블루칼라는 AI와 자동화기술 발달로 더이상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창의성과 숙련 기술을 갖춘 네오블루칼라가 새로운 해답”이라고 말했다.

◇ “블루칼라와 A를 결합하면 네오블루칼라”

그는 네오블루칼라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숙련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결합한 고숙련 노동자’로 정의했다.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는 장인,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정밀 산업 종사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이사장은 “AI시대에도 손끝 기술과 인문학적 요소를 겸비한 장인은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블루칼라 직업이 점차 전문화하고, 고액 연봉을 받는 직종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고숙련 블루칼라 직업군의 평균 연봉이 10만 달러(1억 4500만원)를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머지않아 생산가능인력이 부족해지는 만큼 몸값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직에 매력을 느끼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작년 11월 실시한 ‘숙련기술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기술과 능력을 갖추면 성공할 수 있다”는 답변이 2023년 74.5%에서 84.7%로 껑충 뛰었다.

이 이사장은 “기존의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개념을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경영 마인드를 갖춘 ‘신(新)명장’들이 산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며 “김영모 제과명장과 같이 숙련 기술과 경영 감각을 갖춘 신명장들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신명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디지털 기술과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토대로 AI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이해, 적용, 평가, 창조하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를 꼽았다.

그는 “AI 시대에는 디지털 기기를 다룰 줄 아는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며 “단순히 기기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직업능력 ‘새로고침’이 일상돼야”

산업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중장년층이 새로운 직무나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기능사·산업기사·기술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50~60대 자격증 응시율은 연평균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기기능사, 용접기능사, 조경기능사 등의 직종에서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50~60대 노동자의 자격증 취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 학력보다는 실무 능력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 노동자들이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직무에서 필요한 기술을 향상시키는 ‘업스킬링(Up-skilling)’과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는 ‘리스킬링(Re-skilling)’이 필수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주로 20~30대가 직업훈련의 주요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중장년층을 위한 적합한 교수법과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며 “신중년(5060세대)의 경우, 젊은층과는 다른 학습 패턴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실습 위주, 현장 중심의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산업인력공단이 생애 전반에 걸쳐 직업능력을 관리하는 ‘커리어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생애 직업능력 개발’ 시대에 진입했다”며 “단순히 직업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학습과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0~60대 노동자들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노동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는 신중년층이 ‘제2의 직업’을 성공적으로 설계하고,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우영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1960년 전북 무주 출생 △한양대 기계공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공학 석·박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고용노동부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제16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서울 한국산업인력공단 남부지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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