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고려아연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권 교수의 사퇴는 단순한 개인적 결정이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와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보다 심각한 논란을 반영하고 있다.
권 교수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해왔으며, 이 위원회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의 4.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권 교수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해상충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권 교수가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고려아연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던 사실은 논란을 더욱 부각시켰다. 지난 1월, 수탁자책임위원회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권 교수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맞물려 이해상충의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
권 교수의 사퇴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지 불과 5일 만에 이뤄졌으며, 이는 이해상충 논란이 커지면서 권 교수가 자진해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권 교수를 통해 국민연금의 표심을 우호적으로 이끌고자 했으나, 오히려 자충수가 된 셈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원칙에 반하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권 교수의 자진 사퇴는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 있는 지배구조는 투자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번 사안은 기업들이 이해상충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앞으로 고려아연은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기업의 이해상충 문제를 최소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권 교수의 사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는 이달 28일 오전 9시에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가 어떤 방향으로 선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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