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경전철들이 폭설마다 운행 중단을 반복, 실효성 있는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인열차 대비 현장 대응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 무인열차 특성, 지자체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경전철 위탁 운영 구조가 맞물린 탓인데, 전문가들은 소관 지자체가 선로 제설, 안전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경전철 노선은 ‘김포골드라인’, ‘용인에버라인’, ‘의정부경전철’ 3개로 모두 무인 전철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해 기준 노선별 경기 권역 승·하차 인원은 ▲김포골드라인 3천433만9천516명 ▲용인에버라인 2천601만848명 ▲의정부경전철 3천89만6천63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수요를 안고 있음에도 경전철들은 폭설마다 운행 중단, 지연을 반복하며 각종 불편과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전날 밤 내린 폭설 탓에 이날 오전 5시15분께부터 전 구간 운행이 중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전동차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날 사고로 2012년 개통 이후 폭설에 따른 운행 중단 횟수는 5회가 됐다.
용인에버라인에서는 그보다 앞선 지난 1월28일 내린 눈이 삼가역~초당역 구간 통신선로 합선을 유발, 2시간30분간 운행 중단이 일기도 했다. 특히 ‘역대 최대 11월 폭설’이 내린 지난해 11월28일에는 일부 구간에서 전동차 미끄러짐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된 사례도 발생했다.
김포골드라인에서도 2022년 12월 폭설로 일부 열차 출발이 지연, 앞서 출발한 열차에 승객이 몰리면서 20대 여성이 인파 탓에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무인경전철이 폭설에 취약한 이유로 무인 열차라는 특성과 위탁 업체가 운영하는 구조를 꼽는다. 기관사보다 낮은 변수 대처 능력 탓에 운행이 가능한 상황에도 중단을 택하고, 위탁 업체는 지자체 요청에 따라 수동적인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경전철 운영사 관계자는 “경전철 운행 중단 사례 중에는 쌓인 눈을 사람, 또는 낙하물로 인지하고 멈춘 경우도 더러 있다”며 “폭설에 대한 세부 대책은 지자체 요청이 있을 때 마련, 논의하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사실상 위탁 업체에 ‘폭설 열차 운행 중단’ 책임을 떠넘기다시피 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기상 악재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무인열차와 유인열차 모두 관제 시스템을 통해 작동하지만, 무인열차는 선로 내 적설 등 현장에서의 변수에 대처가 미흡하다는 게 차이점”이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인 선로 관리, 열차 운행 대안을 내놓고 위탁 업체 간 협의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관계자는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보완 사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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