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동물 서식 열악…"3100억 재창조 사업 동물 복지 초점둬야"

대전 오월드 동물 서식 열악…"3100억 재창조 사업 동물 복지 초점둬야"

중도일보 2025-03-18 17:5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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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바닥에서 땅을 파는 행동을 하는 프레리도그 (사진=대전녹색연합 제공)

대전 오월드 내 동물 사육·전시공간이 비좁고 열악해 전시 동물들의 정형행동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원을 모니터링한 대전 지역 환경단체는 3100억 규모의 오월드 재창조사업을 추진 중인 대전도시공사에 동물 사육환경과 전시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3월 15일 시민들과 함께 대전 오월드 내 주랜드와 버드랜드 등 동물원 사육환경과 전시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미어캣, 훔볼트펭귄, 프레리도그, 한국늑대, 아무르표범, 홍학, 반달가슴곰, 흰꼬리수리 등의 정형행동 여부, 관람 시간, 사육장 내부 행동풍부화 요소와 동물의 활용 여부 등을 살폈다.

모니터링 결과 오월드 동물들의 사육과 전시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방사장이 해당 개체의 생태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페루와 칠레 해안 지역에 서식하며 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훔볼트펭귄은 12개체가 좁은 수조에 전시돼 있었다. 전시 공간 전면이 유리로 돼 관람객의 눈을 피할 수 없이 노출돼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좁은 수조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훔볼트펭귄 (사진=대전녹색연합 제공)

땅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 생태적 특성을 가진 프레리도그의 경우, 방사장 모서리를 긁어내고 머리를 집어넣으려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방사장 바닥은 프레리도그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멘트 바닥으로 만들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달의 경우도 물기를 닦고 말려 곰팡이 등의 피부질환을 피할 수 있는 잔디나 흙 등의 공간과 잠을 자거나 쉴 굴과 같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그런 공간은 조성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태환경에 적합하지 않고 관람객의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좁은 방사장은 동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불러와 정형행동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라고 녹색연합은 설명했다. 아무르표범의 경우 최대한 관람객과 먼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 벽 쪽에서 1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같은 곳을 원을 그리며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물기를 닦을 곳 없는 수달은 몸을 물어뜯는 행동을 하고, 곰은 반복해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대전 오월드 시설개선사업이 놀이기구 위주가 아닌 동물 서식 환경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가 오월드의 시설개선 사업으로 총 3100억 원을 들여 최신식 놀이시설을 구비하고, 워터파크를 만들어 국내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에서다. 오월드 운영을 맡고 있는 대전도시공사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월드 재창조 기본 연구 용역을 끝마친 후 이에 따른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의 경우 동물원에 있는 야생동물에게 가급적 야생과 흡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적인 전시기법'을 고안해 사육장 크기, 행동풍부화 요소 활성화 등을 도입해 최소한의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월드가 각 개체의 생태적 환경이 존중되고 동물이 정형행동을 보이지 않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동물법 개정에 따라 오월드 동물원도 이번 재창조 사업을 통해 콘크리트 시설에 탈피해 개체 특성에 맞는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하려 한다"며 "동물 정형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서식 시설도 좀 더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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