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후퇴하고 있으며,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국제 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179개국 중 민주주의 지수 4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선거 민주주의’ 체계로 분류됐다.
V-Dem 연구소는 전 세계 179개국을 ‘폐쇄적 독재’ ‘선거 독재’ ‘선거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등 네 단계로 분류한다. 선거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선거가 보장되고, 참정권·표현의 자유·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체제를 뜻한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자유민주주의는 행정부에 대한 사법·입법적 통제, 시민적 자유 보호, 법 앞의 평등 등이 추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그러나 올해는 선거 민주주의 국가로 하락했으며, 지난해에 이어 ‘독재화가 진행 중인 국가’로 평가됐다. 연구소는 한국에서 △언론 자유 침해 △사법부 독립성 약화 △야당 탄압 및 정치적 공정성 훼손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비판적인 언론인과 매체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을 받으면서 독립성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는 ‘심의적 지수(DELIBERATIVE COMPONENT INDEX)’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의적 지수는 공공 논의의 개방성, 정부의 야당 존중, 사실에 기반한 논쟁의 활발함 등을 평가하는 지표로, 한국은 이 지표에서 48위를 기록하며 전체 민주주의 순위(41위)보다 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소는 독재화가 허위 정보와 정치적 양극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들은 “독재 정부는 의도적으로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이용한다”며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서도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들은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지역 강국들이 민주주의 후퇴의 흐름에 동참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권위주의 국가(91개국)가 민주주의 국가(88개국)보다 많아진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2008~2011년 재임)는 지난해 12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 문화, 경제의 강국인 한국에서 계엄이 일어난 사실이 모두를 당혹스럽게 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한 바 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도 지난달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순위를 전년보다 10단계 하락한 32위로 평가하며,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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