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 차기 대권 주자들은 차례로 전 대통령을 예방해 정국 관련 환담을 나눴다. 지난 17일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에게 각종 현안과 정국 해법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통상적으로 유력 주자들의 이 같은 예방 행렬은 대선 및 총선 등 주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보수 색채를 더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2선에 머물러 있던 전직 대통령이 '스피커'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현안 관련 발언을 삼갔던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안철수 의원과의 만남에서 직무 정지 상태인 한덕수 국무총리의 조속한 복귀 필요성과 대미 외교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여권 잠룡 후보군 중에서 유독 한동훈 전 대표만 이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다스 관련 의혹 당시 한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서 직접 수사에 관여하면서 두 사람 간의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 측도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전직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 계획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보수 텃밭' 대구 경북대에서 강연을 하는 등 최근 들어 지역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내 지지 기반이 부족한 터라 향후 전략적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 측근은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행동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조기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적 행보가 가속화할 것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해서도 언급했던 만큼, 기회가 돼서 불러준다면 당연히 찾아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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